청춘

2009년 7월 5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9.01 ~ 2009.12

2009년 7월 5일,

dancingufo 2009. 7. 6. 01:11

어린 백성을 위해 한글을 만들었다 했다. 수표를 만들 때도, 백성들이 측정치를 보고 홍수나 가뭄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지 않았던가. 이집트에서는 나일로미터를 만들 때 권력층만 이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똑같은 발명품이라 해도 하나는 백성들의 생활을 돕고자 했고, 하나는 권력층의 힘을 강화하는 데 사용했을 뿐이다.

훌륭한 지도자란, 백성을 위하고 사랑하는 동시에 어린 백성을 깨우치기도 해야 한다. 이 시대에는 국민이 왕이라지만, 왕이라고 해도 모든 국민이 눈을 뜨고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 눈을 감고 살고 있다면, 그를 깨워 진실을 보도록 하는 것 또한 지도자가 할 일 아닌가. 

사람들은 유시민을 두고, 거만하다고 말하고 삐딱하다고 말하지만 저자로서의 유시민은 한없이 친절하다. 정치와 경제와 역사를 말하는 그의 책이 읽기 어렵지 않은 이유는, 그가 모든 국민이 읽고 이해할 수 있게끔 쉽게 말하고 쉽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유시민이 지도자로서 얼마나 훌륭한지 나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그는, 되도록이면 국민들이 적게 알길 바라는 지도자는 아닐 것이다. 

벼락치기 공부나 하고 있는 주제에 꽤나 많이 아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므로, 당분간은 가타부타 말을 않을 생각이다. 아무리 보기 좋은 말로 눈가림을 해두어도 얕은 지식이라는 것은 금세 들통나는 법 아닌가. 그러니 말을 하기보다는 더 보고 더 생각해야 하겠지만, 그 와중에도 나는 시대가 유시민을 선택할 거라는 확신이 든다. 그 선택이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역시,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는 체 해야겠다.





간밤에는 한비야의 책을 끝내고 부족했던 잠을 잤다. 돌아가기 싫어도 돌아가야만 하는 길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채로 산다면 지금보다 행복할까. 7~8년쯤 전에는 그저 내게 열정이나 용기가 부족해서 내가 이토록 망설이는 줄로 알았다. 하지만 실은, 나는 이 길을 걷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이제와서는 그 마음이 달라졌다기보다는, 삶에는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이 있음을 인정한 것뿐이다.

더위가 깊어지고, 예민해진 마음이 시퍼렇게 날을 세우는 날들이다. 가슴 사무칠 수는 있겠지만 주저앉은 후에는 분명히 후회하게 될 테니 힘을 내어 버티자. 여름도 한 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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