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아무도 모른다/2016.01 ~ 2016.12 (46)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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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새벽 두 시, 퇴근을 하고 딱 다섯 시간 잠을 잔 후, 아- 오늘도 역시 일하러 가기 싫다! 생각하며 겨우겨우 출근했는데, 내 로스터는 보기 좋게 지워져 있다. 어느 새 유니폼까지 갈아입고 나온 나를 보며, 안나가 웃으며 하는 말. "다안~ 너 왜 네 로스터 확인 안 했어. 너 오늘 off야." 물론 난 내 로스터 확인을 했다. 그러니까 어제 말고 그제. 로스터를 매일 매일 바꿀 필요까지는 없는 거 아냐? 게다가 엘렌은 어제 내가 퇴근할 때, 분명 내게 잘 가라며 손까지 바이바이 흔들었는데, 왜 내 로스터가 바꼈단 말은 안 해준 거야? (내가 요즘 성질 부린다고 복수한 게 분명하지!) 어쨌든 이미 이렇게 된 거, 내가 일을 하겠다고 우길 필요도 없어서, 그냥 허무하게 하하하 웃었다. "괜찮아, 안..
01. 출근을 해, 플롯을 받기 위해, 바 앞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고 프랭크가 말했다. "아, 단. 잘 왔어. 지금 전부 다 디자스터야." 그런 프랭크에게, 말없이 letter를 내밀자 프랭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리고 그는, 내 레터를 펴서 읽어보지도 않았고, 그래서 내가 왜 떠나야만 하는지 알지 못한 프랭크는 그 날 내내 나에게 싸늘하게 굴었다. "Dan, go away from me." 언제 마감을 할지, 마감 후 무엇무엇을 챙겨야 할지, 늘 내게만 말을 하는 프랭크가, 하루종일 나를 단 한 번도 부르지 않고, 대신 질문이 있어 찾아간 나에게, 잘 들리지도 않는 낮은 목소리로 말을 하는 걸 들으며, 조금 서운해졌다. 내가 왜 떠나야만 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떠나야만 하는 내 심정이 어떤지 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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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가끔, 잠에서 깨서, 몇 번쯤 눈을 깜박이며, 생각을 하곤 한다. 여긴 어디지?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사람들은 여전히 나에게 똑같은 걸 묻고, 나는 매번 똑같은 대답을 하는 것이 지겨워져서, 이제는 마음 내키는 대로 대답을 하며 산다. 그리고 다시 생각을 하는 것이다. 진실을 말하며 사는 건 중요한 걸까. 거짓을 말하면 내 진심이 사라지는 걸까. 02. 내가 십여 년간 모았던 천여 권의 책. 그 책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전혀 모르지는 않으면서, 그 책을 모두 다 베트남으로 다 가져가겠다는 언니. 갑자기 삶이 더 의미가 없어졌다. 나를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하게 했던 존재가 사라졌으니까. 03. 예전엔 외로워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외로움 따윈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적도 있는데. 04. 너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