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아무도 모른다/2013.01 ~ 2013.12 (51)
청춘
01. "난 아무것도 한 게 없어. 그리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02. 때로는 내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또 때로는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03. "그러니까, 유기불안 같은 거야.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불안한 것." "너 버려진 적 있어? 그런 적 없잖아. 그런데 왜 그런 불안을 느껴?" 버려지는 것과 방치되는 것과 사랑받지 못하는 것의 미묘한 차이. 04. 자기애와 자신감은 다르다. 05. 오늘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밤. 06. 다른 사람의 등에 업혀서 살아갈 수는 없다. 07. 죽고 싶진 않지만, 오늘 죽어도 나쁘진 않아.
돌아오자마자, 다시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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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내가, 스물한 살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다. 만약 내가 스물한 살이라면 나는 지금 무척 화가 나 있을 테니까. 하지만 난 스물한 살이 아니고, 그래서 중요한 게 오직 나 하나가 아니라는 것쯤은 이해할 수 있다. 하루종일 생각했다 하더라도, 하루종일 생각하지 않은 척 할 수 있고. 하루종일 생각하지 않은 척 하면서도, 지금은 무척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알려줄 수 있으니까. 괜찮은 것 같다. 나이가 드는 게 무조건 나쁘지만은 않아. 그때처럼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거나, 고집을 부리거나, 안 괜찮으면서 괜찮은 척 하고, 괜찮아졌으면서도 괜한 자존심 때문에 침묵을 지키는 일 같은 건 이제 안 해. 이대로도 괜찮은 것 같다. 그래, 이대로도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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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곳에서,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내가, 너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너는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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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로 돌아온 이후, 처음으로, 문득, 돌아갈 때가 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돌아갈 때가 된 건가, 라는 생각이 돌아가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변하는 것도 이렇게 문득 찾아오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살고 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일찌감치, 다 자라버린 어른인 체 했지만. 실은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살고 있고, 한 번도 어른이 되어본 적 없었던 것이다. 왜 나는 늘, 누군가에게 내가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했던 것일까. 왜 좋은 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딸처럼 보여지는 것에 대해 생각했을까. 왜 괜찮은 사람이 아니라 괜찮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에 대해서 생각했을까. 나 어때? 라고 물어보는 일의 미숙함에 대해서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나 어때? 가 아니라 내 마음이 어떠했나, 라는 것을 내가 정말 몰랐던 것일까.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어쩌면 이다지도 다른지. 다 상관없어,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은, 마주보는 자리를 똑바로 바라볼 용..
마음이 아프다.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마음이 아프다고!!! 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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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깰 때면, 내가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면, 사는 일이 무서워서 울고 싶어진다. 다행인 점은, 이 두려움도 오래된 것이라 더는 이 감정에 전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곳에도 내가 원하는 것은 없고, 그러므로 어느 곳에서도 나는 내가 아니다. 무엇을 피하고 싶었던 것인가 생각해 보면, 나 자신을 미워하는 일이다. 사랑할 것이 없어 나를 사랑했거나, 내 안에는 사랑이 없어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만약 나를 미워하게 된다면 의지할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문득 생각이 났다.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안쓰러운가. 오늘도, 이스탄불엔 비가 내린다. 간밤에는 이 비속을 걸어 무언가를 찾으러 갔다. 내가 잘하는 것은 언어를 ..
‘왜 자살하지 않는가?’ 카뮈의 질문에 나는 대답한다. 가슴이 설레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있다.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너무 좋아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뛰어오를 것 같은 일이 있다. 누군가 못 견디게 그리워지는 시간이 있다. 더 많은 것을 주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어 미안한 사...람들이 있다. 설렘과 황홀, 그리움, 사랑의 느낌…. 이런 것들이 살아있음을 기쁘게 만든다. 나는 더 즐겁게 일하고 더 열심히 놀고 더 많이 더 깊게 사랑하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과 손잡고 더 아름다운 것을 더 많이 만들고 싶다. 미래의 어느 날이나 피안(彼岸)의 세상에서가 아니라, ‘지금’ 바로 ‘여기’에서 그렇게 살고 싶다. 떠나는 것이야 서두를 필요가 없다. 더 일할 수도 더 놀 수도 누군가를 더 사랑할 수도 ..
모든 건, 유시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유시민 때문에 많은 걸 생각했고, 유시민 덕분에 많은 것을 알았다. 그런 유시민이 우리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떠날 것을 예감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슬프다. 2013년의 대한민국에서는, 만기출소한 정봉주가 10년 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채 경북으로 내려가고 비리를 밝혀냈다는 이유로 노회찬이 의원직을 상실하고 유시민이 정계를 떠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는 희망을 생각하기가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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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로즈 밸리를 생각한다. 아름다웠지만,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가끔 로즈 밸리를 생각한다. 어느 곳에도 내가 원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언제나 여기가 아닌 저기, 이것이 아닌 저것, 지금이 아닌 다른 시간을 생각하며 사니까. 그래서 결코 행복할 수 없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잡을 수 없는 것을 찾아 헤매도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 말을 믿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위로는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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