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5년 6월 1일, 주사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5.05 ~ 2005.12

2005년 6월 1일, 주사

dancingufo 2005. 6. 2. 04:53

술이 약해지면서 좋아진 점이 있다. 술을 조금만 마셔도 적당히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적당히 취해서 돌아오는 날이면 나는 꼭 술마신 티를 낸다. 친구야- 큰 소리로 불러 털썩 친구의 침대에 드러눕고, 앉아서 뭔가를 적고 있는 녀석의 흰 어깨와 팔뚝살을 깨물어 잇자국을 내고, 그래서 매운 손으로 두어대를 맞고 구박을 들어도 꿋꿋하게 옆에 앉아 종알거린다. 있잖아, 나 오늘 종알종알. 있잖아, 내가 여태 그랬거든 종알종알. 있잖아, 나 요즘 너무 괴로워.종알종알.

이런 것은 적당히 취하지 않으면 우스운 말이 된다. 친구야 나 있잖아. 요즘 너무 힘들어. 친구야 나는 요즘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 친구야 나는 요즘 아무것도 뜻대로 되지 않아. 나도 모르겠고 이것도 모르겠고 저것도 모르겠고 다 모르겠어. 친구야 나는 있잖아, 정말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 이런 것은 웃으면서 말하지 않으면 정말로 우스운 말이 된다. 친구야 나는 정말, 이제는 어른이 되고 싶어.

어리광은 통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너무 어리다. 오늘은 내가 조금만 더, 사교성이 부족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바람이다.





오늘은 잠들면서 생각하자. 친절에 대하여 감사하기. 고마워. 고마워. 고마웠어. 흐뭇. 싱긋. 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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