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Before sunrise/메르하바, 나의 친절한 터키 (11)
청춘
이스탄불에 처음 도착했을 때, 가장 신기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거리에 개나 고양이가 너무 많다는 사실이었다. 지금이야 터키쉬들이 유난히 애완동물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때는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거리를 돌아다니는 수많은 개와 고양이들이 여간 신기한 게 아니었다. 눈에 띄는 횟수로만 보아서는, 개보다는 고양이쪽이 조금 더 많은데 그 고양이들이 하나같이 깨끗해서 도저히 주인 없는 길 고양이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분명히 누군가 키우고 있는 고양이인데, 아마도 자유롭게 풀어놓고 기르나 보다 하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한 달 여간 터키에서 생활을 해본 바로는, 그 고양이들은 대부분 누군가 기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터키 사람 전체가 함..
http://news.kyobobook.co.kr/comma/openColumnView.ink?sntn_id=6657 어떤 글도, 필요 이상으로 길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중이다.언제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http://news.kyobobook.co.kr/comma/openColumnView.ink?sntn_id=6627 크리스마스 아침. 벌룬 투어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조식을 먹은 후 바로 침대 위로 쓰러졌다. 잠깐 뒹굴다가 일어날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누워 있자니 자연스레 잠이 왔다. 그러다 내가 먼저 깬 건지 J가 먼저 깬 건지는 잘 기억 안 나지만, 어쨌든 우리는 일어나야 할 시간보다 늦지 않게 일어날 수 있었다. 이 오후, 우리는 카파도키아에서 할 마지막 투어인, 로즈 밸리 투어를 떠나기로 되어 있었다. 사실 이것은 별로 투어랄 것도 없다. 그냥 가이드와 함께 ‘로즈 밸리’라는 곳으로 선셋 포인트를 찾아가면 된다. 길을 잃거나 헤맬 위험만 없다면 가이드와 함께 움직이지 않아도 괜찮은 투어이..
http://news.kyobobook.co.kr/comma/openColumnView.ink?sntn_id=6596 여행이라는 것은 종종 우연히 마주친 하나의 이미지에서 시작된다. 세상의 수많은 도시들 중, 어떤 특별한 도시에 가보아야겠다고 마음 먹는 일은 그리 대단하거나 특별한 계기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그저 한 번의 우연이나 그 우연이 가져다 준 하나의 이미지 같은 것이 우리를 낯선 곳으로 떠나게 한다. 지금까지 나는 그런 식으로 새로운 도시들을 만나왔고, 카파도키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가 카파도키아를 처음 만난 건, 누군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놓은 사진 한장에서였다. 그것은 갓 동이 트기 시작한 하늘 위로 수많은 벌룬들이 떠오르고 있는 사진이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저 벌룬을 타러 가..
http://news.kyobobook.co.kr/comma/openColumnView.ink?sntn_id=6558 아마도, 평생, 카파도키아에 다시 갈 일은 없겠지? 터키 여행, 일곱 번째 이야기. "카파도키아에는 혼자 가지 마세요."
http://news.kyobobook.co.kr/comma/openColumnView.ink?sntn_id=6499 나는 이스탄불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곧, 이스탄불로 돌아갈 계획이다. 하지만 그곳으로 돌아가도 눈 내리는 바자르를 다시 만나기는 힘들 것이다. 눈 내리는 이스탄불에서의 하루. "눈 내리는 바자르, 그리고 트램 여행"
http://news.kyobobook.co.kr/comma/openColumnView.ink?sntn_id=6425 기억에 남는 것은, 대단한 풍경이나 놀라운 건물보다도 결국은 사람이다.
http://news.kyobobook.co.kr/comma/openColumnView.ink?sntn_id=6386 간밤에는 이스탄불에 폭설이 내렸다. 아침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올라가보니, 창 밖으로 눈 쌓인 블루 모스크와 아야소피아가 보였다. 갑자기 쏟아진 눈 때문에 어제 우리의 일정은 엉망이 되었지만, 눈 쌓인 이스탄불의 아침은 아름다웠다. 게다가 어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날씨가 계속해서 이런 상태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밤새 눈은 그쳐 있었고 잠시 모습을 감추었던 갈매기도 다시 하늘을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12월 21일, 나와 J는 오전 시간을 따로 보내기로 했다. J는 돌마바흐체 궁전(Dolmabahce Saray)[i]에 가고 싶어했지만, 나는 그 궁전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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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yobobook.co.kr/comma/openColumnView.ink?sntn_id=6298 이스탄불의 첫인상은 그리 좋지 못했지만, 여행 첫날부터 호텔 안에서 뒹굴고 싶지는 않아서 나와 J는 간단하게 짐을 풀어놓은 다음 거리로 나왔다.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쪽잠을 잤더니 어깨가 너무 뻐근하다는 둥, 둘 다 여행 준비를 전혀 안 해온 덕에 이번 여행은 정말 고생길이 훤하다는 둥 수다를 떨면서 걷고 있을 때 우리에게 한 터키 남자가 다가왔다. “곤니찌와.” 늘 그렇듯 우리를 일본인으로 착각하여 일본식 인사를 건네온 그 남자는, 앞으로 이 나라에서 숱하게 마주치게 될 친절한 터키 남자였다. “너 일본에서 왔어?" “아니야. 난 한국인이야. “오, 그래?” 그제야 자기가 인사를 잘못 ..
http://news.kyobobook.co.kr/comma/openColumnView.ink?sntn_id=6277 서른 넷이 되기 전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지난 봄의 일이다. 잘할 수는 있지만 좋아하기는 힘든 일을 해내느라, 사흘을 연달아 새벽까지 책상 앞에 앉아있던 도중이었다. 문득, 고작해야 이런 삶을 살 거라면 내가 예수보다 오래 살아야 할 이유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의, 그토록 많은 훌륭한 사람들이, 나보다 훨씬 더 짧은 삶을 살다 갔는데, 내가 굳이 그들보다 긴 생을 살아야 이유는 없을 것 같았던 것이다. 죽음을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더는,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사는 일이 죽는 일보다 낫다는 걸 느껴야 했다. 다니던 직장을 갑작스레 쉬기로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