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5년 8월 17일, 오십보 백보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5.05 ~ 2005.12

2005년 8월 17일, 오십보 백보

dancingufo 2005. 8. 18. 01:24

01.

사람들이 무엇에 그토록 화를 내는 건지 잘 모르겠다. 화를 낸다고 해서 그것이 사랑의 증거는 아니다. 눈물이나 복수가, 곧 사랑이 될 수는 없는 것처럼 분노나 고통도 마찬가지다.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마음은 대상의 부족함보다도 본인의 부족함에서 생겨나는 경우가 더 많다. 내가 너를 지켜보고, 내가 너에게 기대를 걸고, 내가 너의 성공을 바라고 있으니 늘 좋은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는 논리는 단순하게 생각해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어리석은 대중을 비웃으며 현자의 포즈를 취하는 이들은 어김없이 그 대중과 닮아있다. 나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순 없겠지만, 그 법칙이 들어맞는 경우를 볼 때마다 나는 어쩐지 웃음이 나고 나는 어쩐지 씁쓸해진다.


02.

갑자기, 모든 것이 재미가 없게 느껴진다. 내 주위에 있는 ABCDE. ㄱㄴㄷㄹㅁ. 어쩐지 모든 것이 재미없게 느껴진다. 나는 좀처럼 타인을 설득하거나,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를 하지 못한다. 귀찮기 때문인지, 시도해봤자 허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때문에 내가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을 포기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03.

연고이전은 잘못된 일이다. 연고이전을 행한 기업은 커다란 잘못을 저질렀다. 연고이전한 구단의 성공은 좋지 못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축구는 정체성이다. 그러므로 K리그에는 연고의식이 좀 더 강하고 확실하게 뿌리내릴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 그 구단에서 뛰고 있는 '박주영'이 그 구단을 연고이전 시킨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요즘 같아선, 자칫 잘못하면 이 착각의 홍수에 휩쓸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박주영은 나름대로의 가능성과 충분히 지켜봐도 좋을 실력을 가지고 있는, 스물 두 살의 괜찮은 유망주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며, 그 이상이나 그 이하가 되어야 할 필요도 없다. 이 사실 하나를 망각해버린 시점에선, 이쪽도 저쪽도 다 중심을 잃어버린 것은 매한가지란 생각이 든다.

문제는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행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싫어하거나 좋아할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04.

자정은 내게, 평화롭고 즐겁게 왔다가 가기를 바랬지만- 며칠째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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