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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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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ingufo 2006. 3. 6. 03:01



소설가가 되길 원하지만 고심해 적은 소설을 출판사로부터 퇴짜맞는 마일즈. 자신이 배우라고 믿지만 사실 몇 번 텔레비젼에 얼굴을 비친 것이 전부인 잭. 이미 재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전 아내에게 술에 취해 전화를 거는 마일즈. 결혼을 일주일 앞두고도 취향이랄 것도 없이 여자만 보면 마음이 내키는 잭. 이 남자들은 혐오스럽게 살이 붙은 마일즈의 배 만큼이나, 필시 선탠의 부작용일 것으로 보이는 잭의 붉은 피부 만큼이나 사랑스러운 점이 없는 인물들이다. 나는 인상도 찌푸렸다가, 쯧쯧- 혀도 찼다가, 하하- 소리를 내 웃기도 하다가, 조금 안쓰러워하기도 하고, 아주 조금 감동도하며, 아주아주 조금은 마일즈의 마음을 이해도 하면서 이 인물들을 바라본다. 이렇게 방황하게 되는 마음, 헤매게 되고 고민하게 되는 마음이 싫어서 막연히 마흔이라는 나이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다. 불혹- 이라고 하는 마흔, 의 나이에는 이런 괴로움이나 부질없는 마음 따위 가지지 않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 탓이다. 그렇지만 분명 마흔이 넘었을 이 남자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나는 결국 삶에 있는 영속성 같은 것을 깨닫는다. 정도는 다를 수 있겠지만, 조금 다르게 받아들이고 조금 다르게 행동할 수는 있겠지만, 전혀 다른 내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마음은 끈질기게 내게 남아서, 나는 그 때가 되면 이 한심하고 사랑스럽지 못한 남자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내가 그렇게 되는 것을 무서워하고 있지만, 그것이 바로 삶에 있는 영속성이라는 것을 조금 알겠다. 바로 그런 사실 때문에,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알렉산더 페인의 소박함이 어쩐지 내게는 자꾸만 (그것이 설사 농담같은 것이라 해도) 잔인함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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