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6년 4월 30일, 다시 쳇바퀴 본문
01.
요즘은 자주 얼굴이 붉어진다. 그래서 거짓말하는 것도 어려워하고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어려워한다. 무엇을 이루려고 살고 있냐고, 그렇게 던져지는 질문 앞에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내가 바라보는 것은 오를 수 없는 나무다. 그래서 창피하고 겁이 나지만, 어디로도 시선을 돌릴 수가 없다.
02.
피곤해서 잠깐 눈을 붙였다가 일어나는데 갑자기 허한 바람을 만난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이렇게 나이를 먹다가 어느 날 문득 쓸쓸해지면 나는 어떻게 하나. 그 때는 무슨 수로 그 쓸쓸함을 이겨내나. 아득한 그 걱정이 나를 사로잡는다. 낯선 곳에서 길을 잃고 만나는, 해지는 저녁의 바람같은 것이다. 내 마음은 그런 것들 때문에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
03.
손을 들어서, 그 어깨를 잡아채고 싶다는 생각. 참 이상하지? 때로는 따뜻한 기분으로 충만했다가 또 때로는 이렇게 쌀쌀한 마음으로 돌아서는 것이. 간절하기도 하고 더없이 귀찮기도 해. 거짓을 하나 말하자. 나를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분명히 주제넘은 생각이라고.
04.
김은중의 경기도 없고 기종이의 득점도 없었던 일요일이 갔다. 다시 쳇바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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