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6년 7월 11일, 잠이 올 것 같지 않은 새벽 본문
하나, 둘, 떨어지던 빗방울이 무더기가 되는 것은 잠시다. 귀를 기울이다가 바닥을 차오르는 소리가 시원해지면 괜히 기분이 좋다. 창가로 바짝 다가가보니 내리는 비가 꽤 세차다. 창문으로 빗방울이 튕겨서 들어온다. 문을 열고 나가고 싶어졌다. 하루의 기분이, 조금 나아진다.
사실은 내가 질투가 꽤 많은 인간이었다고 요즘은 생각한다. 예전부터 그랬던 건지도 모르는데, 최근에 들어서야 깨닫고 있는 것이다. 별로 편한 감정은 아니라서 때때로 괴롭다. 대신에 최대한 공정해지자고 주문을 건다. 질투 때문에 사람을 미워하거나 좋은 사람을 나쁘게 판단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다짐을 한다.
나에게 그런 성향이 숨어있었다. 융통성없이 옳고 그름을 따지는 성향 말이다. 그런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나에게도 그런 성향이 숨어있었다. 내가 나를 잘 모르고 있었구나. 라고 생각을 해본다. 그러니 나를 엉뚱하게 보고 있다고 타인을 어처구니없어 해도 안 되는 것을.
안 되는 것은 죽어도 안 되는 거라고, 친구가 오래전에 말을 했다. 당시엔 그 말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는데 어느 순간 문득 그렇구나, 안 되는 것은 죽어도 안 되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질 수 없는 것에 욕심부리면 내가 힘들 것이 뻔하다. 인간이 어리석은 줄을 알고도 그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나 역시 그런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못 벗어날 정도가 아니라면 그냥 방향만 꺾어도 괜찮은 게 아닐까 싶다. 사실은 힘들고 싶지 않다. 여기서 내가 더 힘들다고 느껴버리면,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무섭다.
만약, 내가 어쩔 수 없이 외로운 사람이라면 대체 나에게 다른 사람의 존재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잠이 올 것 같지 않은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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