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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30일, 불편한 인간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6.01 ~ 2006.12

2006년 7월 30일, 불편한 인간

dancingufo 2006. 7. 31. 05:31

01.

"내가 이런이런 사람이니까, 그냥 네가 이해해주면 안 돼?"

라고 말하는 건 얼마나 순진한 행동인가. 세상에 그런 사람은 없다. 다들 그냥

"이런이런 상황에서 왜 그렇게밖에 말 못하는 거야? 왜 그렇게밖에 행동하지 않는 거야?"

라고 야단치고 화를 내고 토라진다. 그러므로 노력 없이 관계를 이어나가겠다는 건 얼마나 바보같은 생각인가. 나는 바보다. 그리고 겁쟁이인지도 모르겠다.


02.

친구는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니까, 미흡하더라도 진심으로 대해야 한다는 걸 깨닫고 있다. 서툴게 굴고 있지만, 사실은 좋아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관계를 유지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나, 이렇게 이기적이고 신경질적인 인간인데 원하지도 않는 관계를 이어나갈 리가 없지 않은가.


03.

음음. 알았다. 나는 대부분의 타인에게 불편한 인간이다. 첸은, 내가 너무 편해서 좋다고 했지만 그래 난 다시는 첸이 한 말과 같은 말을 듣지 않겠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니까 이렇게 불편한 인간이 되어버린 것인가. 그런데 불편한 건, 나쁜 것일까?


04.

어쨌든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05.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에서도 그렇고, 무엇에 대해 쓰는 것에서도 어쩐지 자꾸 힘이 든다. 문서를 대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써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절의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나보다. 내가 변하고 있다.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갈피는 잡히지 않는다.


06.

나는 말을 하고, 어색해한다. 의식, 하면 자연스럽게 플레이할 수 없는 축구 선수와 같다.


07.

모든 인간의 경멸할 만한 점을 바라보고 있다. 당연히 우습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경멸할 만한 점도 알고 있다. 이런 나를 용서할 것인가 용서하지 않을 것인가, 의 기로에 서있다.


08.

그래, 뭐 그렇다면. 안녕- 하고 얘기하면 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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