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무라카미 류, 코인로커 베이비스 본문
아무도 나에게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았다. 아무도 나에게 그런 식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고 야단치지 않았다. 그런 내 시간 속에서, 나를 타이르고 가르치고 야단치고 있는 최초의 인간을 기억해낸다면 그것은 어쩌면 류일지도 모른다.
나는 류의 글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다. 잊지 않았으나 외면하고 싶었던 사실들이 소곡소곡 떠오르는 이유다. 나도 알아. 나도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것쯤은 알아- 라고 항변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어떻게 대답해도 마찬가지로 한심해빠진 내가 여기에 있지 않는가. 알면서도 넋을 놓고 앉아있는 무력한 내가 여기에 있지 않는가. 그런 나를, 또 현실을 여과없이 마주쳐야 하기 때문에 나는 류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마음이 아프다.
기쿠. 하시. 심장 소리를 듣고 있던 야마네. 다투라를 잊지 말라 말했던 가즈요. 다투라를 잊었냐고 소리치던 아네모네.
성급한 결론일 것이다. 그럼에도 단정지어 말하자면, 접해본 류의 몇 안 되는 소설 중 이 소설은 정말 최고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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