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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본문

피도 눈물도 없이

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dancingufo 2006. 12. 16. 12:40


나에게선 우유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냄새가 참 좋다고 자주 말해, 나는 그 때마다 장난스레 향기라고 정정해 주곤 했다. 머리카락에, 목에, 손에 코를 가져다 대고선 냄새를 맡곤 했다. 나는 그 때까지 내 냄새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나에게선 우유 냄새가 난다고 믿어버리게 되었다. 조금 달짝지근하다고. 고소한 것도 같다고. 따뜻하거나 부드럽다고. 웃으면서 말했으니까. 눈을 감거나 손을 잡거나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으니까.

그 믿음이 언제쯤에 깨졌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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