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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 눈물도 없이

이충걸, 해를 등지고 놀다

dancingufo 2007. 1. 25. 12:30

이 남자의 자기애, 자의식, 자아 도취, 자기 만족을 좋아했다. 이 남자의 자기 비하, 자기 연민, 자기 변명, 자기 부정을 좋아했다.

늙은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다는, 청바지가 많다는, 멋진 차를 가지고 있다는, 서른이 넘었다는, 잡지를 만드는 일을 한다는, 이충걸이라는 남자.

나는 어느 날 불쑥 이 남자를 만나봤으면 좋겠다, 고 생각한 적이 있지만 어차피 마주칠 것은 특별함 따윈 가지지 못한 남자 인간일 뿐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냥 이 남자의 글을 읽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자기 연민에 가득 찬, 자의식이 뚝뚝 떨어지는, 끝없는 자기 비하 속에서도 자아 도취의 기질을 숨기지 못하는, 자기 만족적인 이 남자의 글- 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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