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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 눈물도 없이

니콜 크라우스, 사랑의 역사

dancingufo 2007. 12. 4. 19:37

마드리드 향하는 시간의 설렘 만큼이나.
레티로 공원의 햇볕이 지닌 온기 만큼이나.
파리에서 본 노을의 아름다움 만큼이나.

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는 설레고, 따뜻하고, 아름다워서.
슬프고, 행복하고, 눈물 겨워서.

어느 순간부턴가는 심장이 두근거렸고
그 두근거림이 결국에는 눈물을 만들었다.

하여,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결국 다시 첫장을 펼친 것은
스페인과 헤어지는 아쉬움 만큼이나 이 책과의 헤어짐도 아쉬웠던 탓.

조너선 사프란 모어의 책과 니콜 크라우스의 책 중,
어느쪽이 더 낫냐거나 어느쪽이 더 마음에 들었냐고 묻는다면
쉽게 대답하긴 힘들 것이다.
(이렇게 쓴 후, 곰곰히 생각해 보았는데 어느쪽이 더 훌륭한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으나
확실히 조너선의 책이 조금 더, 아주 조금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긴 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지난해 내 최고의 책이 '엄청나게 시끄럽고 견딜 수 없게 가까운'이었다면
올해 내 최고의 책은 바로 이 '사랑의 역사'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렇게 나를 설레게 하는 글을 쓴 두 사람이 부부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살아가는 중에, 동반자를 만나는 일이
평생을 함께할 자신의 친구를 만나는 일이
어쩐지 꽤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어서

멋지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쩌면 조금은 부럽구나- 라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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