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8년 1월 2일, 본문
01.
65번 축구장으로 외출을 하는 사이, 읽은 책은 고작 38권에 그쳤고 영화는 40편 밖에 보지 않았다. 그러니까 정말 많은 시간이 있었는데도, 열심히 일을 했다거나 돈을 벌었다거나 하는 것이 아닌데도, 어째서 고작 이렇게 밖에?라는 질문 앞에서 12월 한 달 동안 정말 열심히 반성을 했다. 그러니까, 2008년에는 지난해 못했던 것만큼 열심히 독서를 하고 열심히 영화를 보도록 하자.
음, 열심히 취미 생활을 하겠다는 각오. 조금 우습다는 것은 알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나 자신을 칭찬해줄 수가 없으니까.
02.
그리고 노느라, 그 사이 여행까지 다녀오느라 바닥난 통잔 잔고도 다시 채워 넣도록 하고.
03.
그리고 포기해야 할 것은 좀 더 빨리, 좀 더 깨끗하게 포기하는 법도 배워야지.
04.
그리고 갑작스레 전화 한 통을 받고, 오랜만에 내 꿈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 그래서 5년 후에는 무엇을 하고 있어야 할까- 그런 생각 후에,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함께 하다가, 결국 원점으로 돌아와버린 나를 목격하고 말았다.
그러니까 지난 7~8년 간의 시간 동안 끊임없이 도망만 쳤던 것 같은데, 결국 또 제자리인 건가- 싶어 이제는 그냥 웃음만 나온다.
05.
음, 스물 아홉인데도 여전히 5년 후의 나를 그려볼 수 없다는 것은 확실히 조금 문제가 있는 것일까?
06.
자, 타인의 행운이나 성공을 순수하게 축하해줄 수 있는 어른이 되도록.
07.
[그런데 왜 안 떠나요?]
[구체적인 목표가 없으니까.]
그 간단한 대답을 타인의 입을 통해 듣고서야 알다니. 구체적인 목표!
08.
올해는 김은중이 득점왕을 차지했으면 좋겠다.
09.
그리고 나는 마지막으로, 생각을 해야지. 안락함 안에서 그려본 적 없었던 내일을 궁여지책으로 만들어낼 것인가. 아니라면, 더 많이 불행할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마지막 노력까지 다 해봤다는 만족감을 향해서 걸어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