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8년 7월 20일, 우산.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8.01 ~ 2008.12

2008년 7월 20일, 우산.

dancingufo 2008. 7. 20. 03:15

출근길에 우산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다시 또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렇게 멍하니 서있는 모습을 본다는 것.
생각보다, 마음이 아프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을까.
비참하거나 괴롭거나 그런 것일까.

짐작할 수 없는 마음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것.

나는 도저히 네 마음을 알 수가 없는데,
그런데 그 마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나에게는 최고라거나 제일이라는 것.
그것은 믿음에서 나온 말.
시간과, 기억과, 그렇게 쌓인 신뢰에서 나온 말.

그래서 내 마음이 상처를 입고
그래서 내 자존심이 상처를 받는다.

있잖아.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니?

라고 물어볼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덜 힘들까?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치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가고.
그리고 여덟 통의 전화를 받지 않는 친구.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비 내리는 골목.





얼마전까지는 우산이 두 개였다.
빨간 우산 하나. 보라색 우산 하나.
하지만 지금은 우산이 하나도 없다.
생각했던 대로, 이제는 정말 우산을 사야겠다.





차라리 달릴 일 없는, 내가 아프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차피 그냥 조금 걷기만 하면 되는, 내 발목이 아픈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 사랑은, 그저 못난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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