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10년 3월 6일, 본문
01.
문득, 깨달았는데 분홍색 티가 다섯벌이나 된다.
이건 진분홍, 이건 연분홍, 이건 겨울용, 이건 여름용, 뭐 이렇게 나눠서 하나씩이라고 생각해도 다섯벌은 많다.
그러고선 또 분홍색 점퍼를 샀으니 주위에서 새 옷을 산 게 맞느냐는 반응이 나와도 할 말이 없다.
운동화도 분홍색과 빨간색뿐이니 깔맞춤하기엔 적당하다는 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사실이려나.
02.
실은 청지로 된 빨간색 치마가 사고 싶다고 생각해 왔는데,
친구는 이런 나의 소망을 듣자
'그건 굉장한 레어 아이템이겠는데?'
라고 반응을 보였고,
나는 설마 그렇기야 하겠냐- 찾아보면 분명히 있을 거다- 했지만 놀랍게도 친구의 말이 옳았다.
사실 나는 지금도 청지로 된 치마가 온갖 색이 다 있건만 빨간색만 없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대체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도 빨갱이 공포증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일까.
03.
삼월이 시작되며, <슬램>을 읽었는데 이것은 굉장히 유쾌한(그리고 또 그만큼 철학적인) 책이었다.
그래서 <슬램>을 미친듯이 집어 삼키고 지금은 <빌 브라이슨의 재밌는 세상>으로 넘어온 중인데,
닉 혼비 만큼은 아니지만 빌 브라이슨 역시 나를 즐겁게 하는 작가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두 작가 모두 참 즐겁다.
물론 난 빌 브라이슨을 닉 혼비 만큼 사랑스러워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04.
책을 읽는 속도와 책을 사는 속도를 대충 맞춰 나가는 편이라 읽지 않은 책이 쌓이는 편은 아닌데,
최근에는 책을 좀 빌려 읽기도 했고 1월에는 생일이 있어 책 선물도 여러권 받고 하다보니,
어느 새 책장에 안 읽은 책이 꽤 많아졌다.
그게 얼마나 되나- 궁금한 마음에 리스트를 뽑아보니 어느 새 열아홉 권.
4월까진 책 안 사도 되겠다- 싶은데 그랬다간 분명히 회원 등급이 내려가고 말겠지?
역시 뭔가 VIP 회원 같은 건 큰 혜택이 없다 하더라도 어쩐지 계속해서 유지하고 싶어진다.
이런 심리를 알고 있어서 사람들은 회원마다 등급에 차이를 두는 것일까.
05.
일찍 일어나서 버스를 타야 한다.
그러니 일찍 자자- 했건만 새벽 세시.
그래도 좋아하는 곳에 다녀올 테니 조금 설렌다.
부디,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돌아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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