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10년 8월 1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10.01 ~ 2010.12

2010년 8월 1일,

dancingufo 2010. 8. 1. 19:36


 


관계에서 내가 원한 것이 있다면, 우리가 영원히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것보다도 부디 내가 버리는 쪽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종종, 내 진심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그런 것을 바랄 수가 있었겠는가. 만약 내가 진심으로 너를 원했다면, 남겨질 때의 고통보다도 관계의 허물어짐을 먼저 걱정해야 했던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때로는 너를 위해 기도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늘 너를 생각하는 내 마음을 위하여 기도했을 뿐이었다. 네 곁에 있는 내내, 나는 너를 사랑하는 내 마음을 걱정했다. 다정해질 수 없었던 건 그런 이유였다. 다정이 깊으면 병이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내가 다정하면 다정할수록 너는 무감해지고 차가워지고 그리하여 결국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까봐 무서웠다.


나는 늘 너의 평온과 행복을 바라는 척 했지만, 실은 네가 나 없이 행복해지기를 원하지 않았다. 나는 나 없는 곳에서 웃는 너를 미워했고, 내가 너를 가질 수 없다면 어느 누구도 너를 가지지 못하기를 바랐다. 나는 네가 외롭지 않기를 바란 것이 아니었다. 나는 너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것이 오로지 나 하나이기를 바랐을 뿐이다.


그런데도 내가 너를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이것이 그저 욕심이거나 집착이 아니라고, 이것이 진심이며 그러므로 내 진심을 이해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걸까.


언제부턴가 나는 내 사랑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나도 믿을 수 없고, 실은 너 역시 믿지 못한다. 그렇다면 대체 나는 무엇을 믿고 여기까지 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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