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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른다/2012.01 ~ 2012.12

잘 살아남자

dancingufo 2012. 3. 27. 01:45



사실 난, 문재인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늘 문재인을 응원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때때로, 노통을 그렇게 보냈는데 우리가 문재인까지 끌어내 이렇게 정치를 시켜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탓이다. 어떻게든 문재인을 죽이기 위해, 날을 세우고 덤빌 사람들을 생각하면 사실 난 겁이 난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마음으로 나는 요즘 김용민이 안쓰럽다.

원하지 않던 길이다. 좋은 목회자가 되고 싶어했던 사람이고. 그런데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와버렸다. 큰형은 잡혀가서 감옥에 갇히고, 그 형이 자기 지역에 또 다시 현 집권당 의원이 뽑히면 못 살 것 같다고 말하고, 그 형을 가둔 것으로도 부족해 또 다른 형도 감옥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세력 앞에서, 

결국 자기가 방패가 되기로 한 것이다. 원하는 사람이 걸어도 만만찮을 그 길을, 원해본 적도 없던 사람이. 방패가 되는 심정으로.




누군가는 그렇게 얘기했다. 훌륭한 정치인이라 생각하고 믿었다가 실망하지 말고, 필요한 정치인이다 생각하면 쓰고 그러다 아닌 것 같으면 버리라고. 

무슨 말인지는 알겠다. 그래, 정치인을 좋아하거나 걱정해서 무엇하겠는가. 어떤 길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 잘 판단하고, 그 다음에는 옳은 길을 잘 걸어갈 사람이 누구인지 판단하면 되는 거겠지. 하지만 나는 그런 식으로는 되지 않는다. 유시민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문재인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김용민이, 어떻게 이 길에 들어서게 되었는지. 내가 기억하는데. 그걸 모르고 있지 않은데. 내가 어떻게 그 사람들을 쓰다가 버릴 수 있다는 걸까. 어떻게 내가, 유시민과 문재인과 김용민을 보면서, 그들의 쓰임만을 생각할 수 있다는 걸까.




늘 웃고 있기 때문에, 나는 이제 F4가 웃어도 걱정이 된다. 그래도, 꿋꿋하게 지역 현안을 이야기하는 김용민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오늘은 혼자 고개를 숙이고 잠시 웃었다. 어쨌든 그들이 원하는 것은 금전적인 대가도 아니고, 개인적인 명예나 높은 자리도 아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모든 걸 걸고 가는 길이니, 비록 험난하고 위험하더라도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면 

사람들에게서 수고했다, 는 말 한 마디씩 들을 수 있기를. 그리고 그 후에는 각자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 날까지, 당신들을 응원할 것이다. 그러니 마지막까지 잘 살아남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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