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12년 5월 7일, 본문

아무도 모른다/2012.01 ~ 2012.12

2012년 5월 7일,

dancingufo 2012. 5. 7. 03:25

 

 

유시민을 따라서 여기까지 왔다. 유시민에 대해서는 늘 비난도 많았지만. 나는 유시민이 결코 옳지 않은 길은 가지 않을 사람이라는 걸 믿었다. 때로는 유시민의 선택이, 결과론적으로는 최선책이 아닐 때도 있었겠지만. 적어도 나는 유시민이 매 순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걸어가는 사람이라 믿었다.

 

나는, 유시민의 판단력과 통찰력을 믿었고 역사의식을 믿었으며 불의를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수줍음을 믿었다. 또한 유시민의 능력을 믿었고, 유시민의 지혜와 지식을 믿었으며, 그가 지키고 싶어하는 가치를 믿었다. 

 

그러니까, 유시민을 지키고 싶었던 것 같다. 유시민이 정치를 하지 않는다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하면서도, 유시민이 정치인으로 살아남아 가장 잘 어울리는 곳에서 올바른 제 역할을 다 해주길 바랐다. 그리고 아무리 유시민이 사리사욕이 없다 하더라도, 사람들의 이런 믿음과 바람이 있는 한 유시민이 결코 정치판을 쉬이 떠나지는 못하리라 믿었다.

 

 

 

그런데, 이번 통진당 사태를 보면서 문득, 어쩌면 유시민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정치인 유시민은 이제 너무 지친 건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말이다. 


이번 통진당 사태가, 새로운 희망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건 이해한다. 이번 일이 차라리 진보에겐, 썩은 싹을 잘라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음을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정희의 옆에서 지친 표정을 하고 앉은 유시민은 어떡하지? 이 일이 과연 유시민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언젠가 유시민은, 노통에 대해 이야기하며, 정치인을 좋아하게 되는 일의 즐거움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그에 비할 바 못되지만, 유시민은 지금 내가 좋아하고 있는 유일한 정치인이다. 노회찬을 좋아하고 심상정을 좋아하고 문재인을 좋아하지만, 그들에게 감탄하는 것과 유시민을 좋아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그런데 유시민이 저토록 지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자니, 나는 조금 마음이 아프다.

 

유시민에게도 희망이 있었으면 좋겠다. 결코, 자신의 쓰임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여전히 유시민은, 우리의 값진 자산임을. 청년비례대표 후보로 나섰던 그 젊은 사람들보다도 오히려 유시민이 더 청춘처럼 다가왔음을. 그런 유시민에게 희망을 걸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아주 많음을. 유시민이 이해하고 믿고 받아들여 주었으면 좋겠다.

 

다시, 웃고 있는 유시민을 보고 싶다.

 

어쩐지, 2012년의 봄은, 지키고 싶은 사람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