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16년 5월 14일, 본문
"혹시 이터널 선샤인 봤어?"
"응. 봤지. 네가 추천해 줘서 봤던 것 같은데?"
"아마 그랬을 거야."
"근데 그 영화가 왜?"
"그 영화에서, 짐 캐리가 그 기억을 지우잖아. 케이트 윈슬렛을 만났던 모든 기억."
"응. 그리고 다시 둘이 또 사랑에 빠지지 않아?"
"응. 결국 또 그렇게 될 것처럼 하고 끝났지만."
"그런데?"
"그거처럼, 할 수만 있으면, 나도 이 기억을 다 지우고 싶어."
"...정말?"
"응. 나중에 후회를 하든 안 하든 그건 상관없어. 기억을 지우고 나면 생각이 안 나니까 후회도 못하겠지. 그러니까 처음부터 지금까지, 할 수만 있다면 기억을 전부 다 지우고 싶어. 이런 생각 자주 했어. 걔랑 관계된 기억을 전부 다, 없애버렸으면 좋겠다고."
"...그렇게까지 아파?"
"응."
"잘 실감이 안 나. 나는."
"뭐가?"
"그렇게까지 아픈 기억이 있을 수 있다는 게."
그렇게까지 아픈 기억이 있어. 너무 아파서, 나는 이 기억이 어디 가서 확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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