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태극기 휘날리며 본문
그 사람들이 멋지다는 건 안다. 카메라가 그들을 클로즈 업 할 때, 내 눈이 황홀하다는 것도 안다. 한 씬 한 씬에 많은 땀과 수고가 녹아 있다는 것도 알고, 그 결과물이 나름대로 재미있고 두어번 눈물 콧물 짤 만큼 슬프기도 하다는 것 역시 안다. 이 영화에 담겨있는 그 감독의 포부와 기대도 안다. 아니, 알 것 같다.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 감독의 포부와 기대가 나는 부담스럽다.
관객을 천만명이나 불러들였다. 놀라운 결과이다. 하나의 사건이고, 존재 자체가 놀라운 영화이다. 그렇지만, 이런 영화는 어디에서나 있을 수 있다. 어디에서나 탄생할 수 있고, 누구라도 만들 수 있다. 그런 아름다운 배우는 어느 나라에나 있고, 그런 눈물나는 형제애는 어느 상황에서나 그릴 수 있다. 그런데도 천만명이나 불러 들였기 때문에,그렇게 때문에 태극기는 사건이다.
강제규는 왜 남북문제에 몰두하는가. 그것만큼 한국형 블록버스터에 적합한 주제가 없기 때문이겠지. 물론 그것이 나쁘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특별히, 좋다고 말할 필요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도 서로를 애타게 사랑하는 장동건과 원빈을, 두 시간 이십분이나 보게 해준 점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 비록 그들이 그렇게까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썩 가슴에 와닿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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