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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

dancingufo 2005. 5. 13. 02:58



슬픔을 카타르시스를 주지만 고통은 괴로움을 주지. 그리고 실미도는 (굳이 선택하자면) 후자에 속해.

강우석은 영화가 즐거워야 한다고 말했지. '복수는 나의 것'은 아주 잘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과연 관객이 그 영화를 좋아했을까? 하고 되물었지. 그렇지만 내 생각에, 그런 말은 실미도를 만든 감독이 할 말이 아니야. 실미도가 복수는 나의 것보다 덜 잔인했다고도 말할 수 없지만, 단순히 영상에서 보여지는 잔인함의 강도가 관객이 느끼는 '고통'의 강도와 비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야.

적어도 선악의 분명한 구별 따위 짓지 않는 복수는 나의 것이, 악인을 규정함으로 해서 분노의 강도를 높이는 실미도보다는 훨씬 더 받아들이기 편했어. 나는 이런 영화가 어떻게 천만명이나 되는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었는지 사실 궁금해. 형편없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아니 '태극기 휘날리며'와 비교하자면 이쪽이 훨씬 더 괜찮았지만, 그래도 천만의 관객이 이 영화에서 본 것은 대체 무얼까.

적어도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는 죽여주는 두 명의 꽃미남이라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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