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5년 7월 26일, 그 마음을 원하지 않습니다 본문
01.
내가 누군가를 친구로만 생각한다면, 그 누군가도 나를 친구로만 생각하는 것이 좋다. 내가 누군가를 편하거나 친한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그 누군가도 나를 편하거나 친한 사람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좋다. 내가 줄 수 있는 이상의 감정을 받는 일은 부담스럽고 미안한 것을 떠나서 확실히, 싫은 일이다.
02.
지금의 나를, 내가 처한 상황을, 내가 어려운 이유를, 가장 모르고 있는 것이 내 엄마라고 생각하니 조금 슬프다. 그렇게 원하는 데 가서 원하는 거 하면서 원하는 거 보고 먹으면서 사는 녀석이, 어디다 대고 투정이냐 물으면 난 할 말이 없겠지. 없게 되겠지. 그래서 늘 그러듯 아무 말도 안 하겠지. 엄마가 행복하지 못했고, 지금도 행복하지 못하다는 사실은 늘 나에게 죄책감으로 다가온다.
03.
이제 알겠다. 나는 그녀가 부러운 것이 아니라 그녀의 사랑이 부러운 것이다. 나는 너를 못 잊는 것이 아니라 너와 했던 사랑을 못 잊는 것이다.
04.
그나저나 이제 삼순이도 끝났으니- 앞으로는 이 더위를, 이 지루함을, 이 무기력함을, 무엇으로 달래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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