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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dancingufo 2006. 7. 2. 16:55




1, 2편을 너무 재미있게 봤다. 덕분에 3편이 나왔을 때 기뻤다. 전작들만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뒤를 망쳐버렸단 느낌은 안 든다. 이 정도면 무난하다.

취향과는 별개로 어떤 영화는 무작정 재미있을 수도 있다. 로맨스물에 별로 감정이입을 못하면서 '이터널 선샤인'을 보고 울었던 것처럼, 액션물이 별로라고 생각하면서 류승완의 모든 영화를 좋아하는 것처럼, 슈퍼히어로들이 등장하는 영화는 별반 관심이 안 갔는데도 '엑스맨'은 참 재미있다.

로맹가리의 소설에 보면 (제목은 <우리 고매한 선구자들에게 영광 있으라>일 것.) 인간이 오염된 환경 속에서 돌연변이로 태어나는 것을 거듭하여 조류의 손을 가지게 된다거나 파충류의 피부를 가지게 된다거나 파리 먹는 것을 좋아하게 된다거나 하는 내용이 있다. 엑스맨을 보다보면 그 소설이 떠오르곤 했다. 물론 엑스맨들은 돌연변이로 하여 힘도 가지게 되긴 하지만, 돌연변이라는 것 자체만으로 겪게 되는 소외감이나 절망감이 진짜 문제가 아닌가 싶다. 무슨 이유로 하여 인간이 저런 돌연변이를 가지게 되는 것일까, 싶기도 하고.

엔젤이 결박당해있던 저의 큰 날개를 ?- 하고 펼칠 때, 그 날개를 펼쳐 허공을 날아오를 때, 마음에서 절로 감탄이 새나왔다. 높이를 거슬러 올라가고 싶은 욕구는 인간이 가진 본능 중 하나일 거란 생각이 든다. 초라한 두 다리로부터 벗어나 펄럭 하늘을 날아보고 싶은 것이다. 날아보고 싶다. 엔젤은 유일하게, 나로 하여금 부러움을 자아내게 만든 엑스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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