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6년 7월 10일, 사랑이나 성공 본문
탁탁탁,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를 좋아한다. 프림과 설탕이 고루고루 들어간 커피도 좋다. 료짱의 웃는 얼굴을 좋아하고 있다. 마음에 드는 책을 손에 드는 것도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이 이렇게 많다. 생각을 하면,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을 좋아했던가. 좋아하는 것들이 있고, 싫어하는 것들에 관대해질 수 있는 너그러움이 여기 있다. 내 심장을 믿자. 사람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은 마음을 부끄러워하지도 말자.
두 손이 저려서 가만히 책상 위에 올려놓아본다. 못난 손이다. 하지만 나는 내 손을 좋아하는 것 같다. 누군가 나에게 이상형을 묻는다. 외모는 전지현이라도 좋고 김태희라도 좋겠지. 그렇지만 그 외의 모든 것은 여전히 내가 좋다고 답하면서, 그래 나는 정말 내가 좋구나- 라고 느낀다. 신기한 일이다. 이렇게 나의 됨됨이를 혐오하면서도 여전히 나를 이토록 좋아한다는 것은.
나가세 토모야가 말하길, 변기에 앉아있을 때와 신호등을 기다릴 때 자신이 하찮은 인간같단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또 맞는 말 같아서 하하하 웃는다. 그래, 난 요즘 바쁘지 않다. 그런 이유로 쉽게 자기 비하에 빠져들지 말고, 우울증에도 걸려들지 말고, 이 시간들을 하하하 웃으며 보내야겠다.
나에겐 아무 일도 없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다음 일에 대해서 생각 중인데, 생각이 생각에 꼬리를 물어 잠이 들 수 없을 만큼 괴로워질 거라는 예감이 든다. 그렇다고 생각을 멈추자니 이건 또 도피의 연속인 것 같아서 일단 이마를 찡긋. 곰곰히 생각해봐야겠다. 시작, 그리고 그 다음, 그 다음, 그리고 끝. 같은 것에 대해서 말이다.
돈은 일을 하는 데 있어 대가처럼 따라오는 것이지 그것을 위해 일을 해선 안 된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하자. 그렇다. 나는 절대로 돈을 위해서 일을 하지는 말아야 한다.
하트 에이스, 같은 것이 떠올랐다. 사랑이거나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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