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6년 7월 10일, 사랑이나 성공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6.01 ~ 2006.12

2006년 7월 10일, 사랑이나 성공

dancingufo 2006. 7. 11. 03:23

탁탁탁,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를 좋아한다. 프림과 설탕이 고루고루 들어간 커피도 좋다. 료짱의 웃는 얼굴을 좋아하고 있다. 마음에 드는 책을 손에 드는 것도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이 이렇게 많다. 생각을 하면,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을 좋아했던가. 좋아하는 것들이 있고, 싫어하는 것들에 관대해질 수 있는 너그러움이 여기 있다. 내 심장을 믿자. 사람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은 마음을 부끄러워하지도 말자.

두 손이 저려서 가만히 책상 위에 올려놓아본다. 못난 손이다. 하지만 나는 내 손을 좋아하는 것 같다. 누군가 나에게 이상형을 묻는다. 외모는 전지현이라도 좋고 김태희라도 좋겠지. 그렇지만 그 외의 모든 것은 여전히 내가 좋다고 답하면서, 그래 나는 정말 내가 좋구나- 라고 느낀다. 신기한 일이다. 이렇게 나의 됨됨이를 혐오하면서도 여전히 나를 이토록 좋아한다는 것은.

나가세 토모야가 말하길, 변기에 앉아있을 때와 신호등을 기다릴 때 자신이 하찮은 인간같단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또 맞는 말 같아서 하하하 웃는다. 그래, 난 요즘 바쁘지 않다. 그런 이유로 쉽게 자기 비하에 빠져들지 말고, 우울증에도 걸려들지 말고, 이 시간들을 하하하 웃으며 보내야겠다.

나에겐 아무 일도 없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다음 일에 대해서 생각 중인데, 생각이 생각에 꼬리를 물어 잠이 들 수 없을 만큼 괴로워질 거라는 예감이 든다. 그렇다고 생각을 멈추자니 이건 또 도피의 연속인 것 같아서 일단 이마를 찡긋. 곰곰히 생각해봐야겠다. 시작, 그리고 그 다음, 그 다음, 그리고 끝. 같은 것에 대해서 말이다.

돈은 일을 하는 데 있어 대가처럼 따라오는 것이지 그것을 위해 일을 해선 안 된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하자. 그렇다. 나는 절대로 돈을 위해서 일을 하지는 말아야 한다.

하트 에이스, 같은 것이 떠올랐다. 사랑이거나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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