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6년 7월 12일, 눈물로는 달랠 수 없어요 본문
그냥, 헤매다가 돌아온다. 하루가 그냥 그렇게 가버린다. 그렇지만 지금 이런 하루, 불안하다고 느꼈는데 조금 여유롭기도 하다. 몸이 나이를 먹는 중에도 늘 마음이 사춘기 시절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나에겐 컴플렉스였나보다. 마음을 다잡는 건 좋지만, 열심히 사는 것도 좋지만, 억지로 살지는 말아야겠다고 충고한다. 이것은 내가 나에게 하는 조언이다.
왜 아무와도 이야기 나누지 않느냐고, 왜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느냐고, 그렇게 물어왔지만 사실 난 누구와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뿐이다. 아무도 없다고,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 싫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고 싶지 않다. 그냥 나 혼자라도 괜찮다고 믿고 싶다. 이런 마음을 아무도 건드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마음이 툭, 하고 허물어진다. 관계란 것은 그렇다. 내 세계가 허물어지지 않은 채로는 다른 사람의 뒷모습조차 엿볼 수 없는 것이다. 알고 있지만, 나는 허물어지고 싶지 않다. 강박관념 투성이다. 이런 강박관념 때문에 내 마음 안에서는 늘 폭력이 행해지고 있다.
이 시간 동안에 할 일이 한 가지 있다. 아니, 그냥 할 일이 아니라 꼭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그 일을 하고자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답답하다. 너무 답답해서 울어버리고 싶다. 그렇지만 울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눈물로는 아무것도 달랠 수 없는 것이 지금 나의 삶이다. 스물 여덟쯤 된 삶은 그런 식으로 흘러간다. 불평이나 투정, 망설임이나 후회처럼 눈물도 아무런 힘이 없다.
유연하고 능수능란하게, 그렇게 살고 싶지만 아마 나는 그렇게 못할 것이다. 아직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해도 결심을 물리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중요한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것도 않고 있긴 하지만, 이렇게 방치해두고 있긴 하지만, 잃거나 잊은 것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다 기억하고 있다. 기억을 깨워서, 살아가도록 할 것인가 그냥 이렇게 잠재워 둘 것인가 하는 선택이 남아있다.
첸, 나 이제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제야 너는 제대로 나를 잃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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