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이사카 코타로, 중력 삐에로 본문
책을 펼쳤을 땐, 자정이 지나 있었는데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땐, 아침이 밝아 있었다. 책 한 권을 쉬지 않고 다 읽어보는 것이 참 오랜만이란 생각이 들었다. 괜스레 기분이 좋아져서 아침이 되었는데도 잠이 들지 않았다.
에쿠니 가오리가 언제나 사랑스럽거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성 캐릭터를 창조해낸다면, 이사카 코타로는 그러한 남성 캐릭터를 창조해낸다. <사신 치바>까지 해서 이 사람의 소설을 고작 두 편 읽어본 주제에 이렇게 말하는 게 우스울지 모르겠지만, '치바' 만큼이나 (또는 '치바'보다 더) 사랑스럽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하루'를 보고 있자면 그런 생각이 든다. 다른 건 다 보류한다 치더라도 이 작가의 남성 캐릭터 창조 능력 하나는 인정해줘도 될 것 같단 생각.
["천재는 자신의 말에 책임지지 않아."
"정말로 심각한 것은 밝게 전해야 하는 거야."
"무거운 짐을 졌지만, 탭댄스를 추듯이."
"삐에로가 공중그네를 타고 날아오를 때는 중력을 잊어버리는 거야."]
구구절절 옳은 말만 하는 멋진 하루. 뭐, 하루의 형 이즈미도 좋은 사람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하루가 좋다. 못된 놈들의 등짝에다 과감하게 조던 배트를 날릴 수 있는 그런 하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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