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코맥 메카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본문

피도 눈물도 없이

코맥 메카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dancingufo 2008. 6. 7. 03:00


진심으로 모스가 죽지 않길 바랐다. 하지만 모스의 죽음은 너무나 쉽게, 아무런 극적인 장치도 없이, 위기감을 더 이상 고조시키지도 않은 채, 그렇게 너무나 평이하게 그려졌고 그래서 나는 슬펐다. 그러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모스를 좋아하게 되었던 것이다. 모스는 별로 자신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지만 꼭 상대에 대해 많이 알아야만 그 상대를 좋아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영양을 쫓다가, 모스가 만난 것은 무참한 살인 현장과 엄청난 액수의 돈이었다. 모스는 그 돈을 가졌고, 그래서 쫓겼고, 그래서 죽었다. 보안관 벨은 모스를 살리고 싶어했고, 살인자 시거는 모스를 죽이고 싶어했고, 그리고 시거가 모스를 이겼다. 또한 시거가 벨을 이겼고, 그래 시거는 모두를 이겼다. 더는 악이 패배하지 않는 것이다. 절대악은 절대적인 힘을 가졌고 그리하여 모든 것을 이겼다.

사실 줄곧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를 보고 싶었고, 하지만 역시 영화보다는 책이 훌륭하리라는 편견(일 수 있지만 주로 진실인)에 입각하여 책을 먼저 선택했는데, 이상하게도 이 책을 읽고 나니 영화가 더욱더 보고 싶어졌다. 이 무미건조하며 무뚝뚝하기 그지 없는 문장들이 어떻게 스크린으로 옮겨가게 될지 궁금해진 탓이며 더불어 모스의 모습이 궁금하고, 모스의 죽음도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싶다. 그리고,

만약 이 책을 완독하고도 내가 다 이해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영화를 통해서라도 조금 더 이해하고 싶다- 라는 생각.

코맥 메카시의 책을 몇 권 더 읽어볼까-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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