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8년 6월 18일, 본문
01.
아주 오랜만에, 아주 희미하게, 극도의 피곤함 속에서 달짝지근한 기쁨 같은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달으면서, 회귀하는 것이다. 몇 번을 고개를 저었다 해도, 부딪히기도 전에 주저 앉아 울어버렸다 해도, 이제는 어떤 식으로라도 좋다- 고 생각할 만큼 간절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제서라도, 그래 성장을 한다. 봄이 가는 길목, 장마가 시작되는 길목, 죽어버린 줄 알았던 내가 자란다. 숨을 쉬고 꿈을 꾸면서, 내가 자란다.
02.
하늘. 해가 지는 하늘. 검푸른 하늘. 그리운 시간이 있다. 세상이 더는 밝지도 않고 마냥 어둡지도 않은 시간. 바람을 맞으면서 기다리고 있던 시간.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다. 추억은 번지지 말고 그냥 그 자리에서 멈춰서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03.
도리스 레싱. 이 여자는 싸우고 있구나.
04.
툭하면 머리카락을 만지기 시작했을 때인지. 아프도록 손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을 때인지. 얼얼한 손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탓을 하면서 생각을 했지. 자, 그래서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가.
그런데도 슬쩍 맨다리를 만져본 후엔 다시 슬쩍 맨팔을 만질 때까지,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했다고 하면
마냥 탓을 할 수만은 없는 거겠지. 그래, 아무리 너는 철이 없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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