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9년 6월 19일, 본문
읽어야 할 것은 많은데, 시간은 부족하다. 시간이 없다, 라는 핑계를 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하지만 역시, 시간이 부족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니까!
하드 커버인데다 천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플루타르크 영웅전>과 <율리시스>는 도저히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없어서, 몇박 며칠 휴가라도 떨어지면 그 때 읽기로 하고 마음의 부담은 아예 덜어버렸다.
그렇지만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어쩔 것이며 <길리아드>는 어쩔 것인가.
하지만 그보다도 <대한민국 개조론>, <내 머리로 생각하는 역사 이야기>,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이 먼저이고,
이들을 차례대로 다 읽는다 해도 그 다음엔 노통과 관련된 책들도 마냥 미룰 수는 없지 않을까.
그 다음에야 <데이비드 코퍼필드>와 <길리아드>, <호모 오피스쿠스의 최후>,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을 읽을 수 있다 하더라도,
그 다음쯤 되면 아무리 읽기 싫어도 <사랑은 지독한 혼란>과 <절대적이며 상식적인 백과 사전>도 읽어야 하지 않을까.
이쯤되면 '읽어야 한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책이나 구입한 후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은 대부분 해결이 될 테지만,
사실 한비야의 책들을 하나씩 구입하는 중이고,
그러고보니 <어른의 학교>도 떡하니 책장에 꽂혀 있고,
<자기 앞의 생>도 읽어야 하는데,
그럼 중국 혁명과 러시아 혁명에 관한 책들은 언제쯤 목록을 뽑아서 읽어볼 수 있는 거지?
읽고 싶은 건 많은데 속도는 안 나고, 속도도 안 나면서 읽고 싶다고 생각하는 책들만 계속 늘어나고 있으니
재작년에 놀 때 착실하게 책을 좀 읽어두었더라면 적어도 이 꼴은 안 났을 텐데- 싶지만,
요즘 같아서는 한 권의 책이 서너 권의 책을 읽고 싶게 만드니 그도 장담할 순 없겠구나 싶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 무심코 책상 위에 놓여진 책을 보고는 한숨을 쉬자 동거인H가 말하길,
너 또 강박에 사로잡혔구나.
라는 걸 보니, 확실히 내가 자유로운 영혼은 아닌가보다.
그리고 다시,
너는 강박증과 의무감의 여왕이야.
라는 걸 보니, 자유롭지 못한 정도가 지나친 건가.
그렇지만 뭐, 어때. 이러다가 스트레스라도 받으면 유유자적 어디론가 도망가서 아무것도 안 할 게 뻔하니까 할 마음이 생겼을 때 해보는 거지.
바쁘지만 일단, 유배당한 사람처럼 살아보기로 하는 거다. 그것 말고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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