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11년 3월 10일, 본문
새벽 네시 반에 일어나 축구보다가 울기.
왜 라울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그냥, 이것이 라울의 마지막 챔스일까봐 무서웠고
그냥, 저 선수에게 조금만 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고.
그리고 여전히 최전방에서 최후방까지,
한시도 쉬지 않고 달리는 라울이 너무나 훌륭해서.
그래서 그냥 눈물이 좀 났지.
그래서 그냥 바보처럼 좀 울기.
내가 느끼는 샬케04는 라울의 레벨에 미치지 못해,
늘 저렇게 바보처엄 어슬렁거리는 애들 속에서 라울이 얼마나 힘들까- 생각했는데
그런데 그 새 든든하게 여기게 되어버린 노이어 골키퍼라든지,
늘 부지런한 우치다.
굉장히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는 파르판.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가브라노비치까지.
이제는 고맙다고 생각하게 되어버린 거지.
고맙다. 고마워.
라울에게 또 다음 챔스가 있다니, 너무나 고마워.
만약 다음 라운드에서 사랑하는 레알 마드리드를 만난다면 어쩌겠냐고 물었더니,
라울은 스페인 팀을 만나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지.
하지만 나는 보고 싶은 모습이 있어.
선수보다는 팬이 더 팀을 사랑한다고 믿지만.
어느 누구도 감히 라울보다 더 레알 마드리드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어.
그러니까 8강에서든, 4강에서든, 또 언제 어디서든,
라울이 레알을 이기는 걸 보고 싶다. 난.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를 보기 위해 주말마다 알람을 맞춰 놓고 자지만.
그토록 얄밉다고 생각했던 호날도도 이제는 우리 날도라 여기며 좋아하고 예뻐하지만.
그렇지만 난 라울이 레알에게 이기는 걸 보고 싶어.
그래서 라울의 가슴이 아프더라도,
한 번은 그래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그러니까 샬케04, 계속해서 조금 더 힘내자.
라울이 너희에게 최고의 영광을 가져다 줄 거야.
그러니 너희도 라울에게 조금 더 영광을 이어나갈 기회와 시간을 줘.
2011년, 즐거운 챔스를 만들자.
샬케는 분명히 그럴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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