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12년 5월 22일, 본문
공원을 걸으러 나가기 전에 마트에 들러 두부, 당근, 오이, 깻잎, 브로콜리와 파프리카, 토마토를 사왔다. 그리고 그것들을 제각각 씻고 썰어 통 안에 담아서 냉장고에 넣었더니 늘 텅텅 비어있던 냉장고가 가득 찼다. 예전엔 배가 고프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대충 사와서 먹었는데. 요즘의 난 아침엔 밥을 지어 먹고 회사엔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다. 물론 내가 싼 도시락은 과일과 야채가 생것 그대로 들어있는 간단하기 그지없는 도시락일 뿐이다. 하지만 평생 채식을 하겠다고 결심한 이상, 매일 이런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닐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제 난, 두부 샐러드와 채식 카레를 만들어 보겠다고 레시피를 보고 있다.
사실 나는, 음식을 지어 먹는 일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며 평생을 살았다. 그래서 엄마로부터 독립한 지 15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내 손으로 라면 한 그릇 끓여먹지 않고 지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요리를 하는 일 따위, 안 할 수 있다면 평생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정말 채식을 할 거라면, 나 먹을 음식은 내가 지어먹을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고, 그래서 그 동안의 내 생활 습관과 조금 타협해 보기로 했다.
결국 채식은 나를 건강하게 만들기 이전에, 나를 부지런하게 만들고 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