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쇼와가요 대전집 본문
고하토, 우울한 청춘, 나인 소울즈, 쇼와가요 대전집.
류헤이는 늘 이런 식이다. 내가 알고 있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그가 제대로 된 '인간'을 연기하는 것은 [연애사진] 뿐이다. [연애사진]을 제외하자면, 어디서건 피를 보이지 않는 작품이 없고 그 [연애사진]까지 합해서 누군가가 죽고 류헤이가 혼자 남지 않은 작품이 없다.
류헤이는 늘 혼자 살아남는다. (물론 [나인 소울즈]에선 그도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그는 마지막에 죽는다.) 그렇지만 류헤이는 혼자 살아남을 때마다 다른 표정을 짓는다. 손끝 하나의 떨림도 보이지 않거나(고하토), 무릎을 꿇고 앉아 절규하거나(우울한 청춘), 앞서 간 이들과 함께 가거나(나인 소울즈), 복수를 위해 세상을 통째로 없애 버린다(쇼와가요 대전집). 그리고 나는 그런 류헤이가 어떤 표정을 짓든, 어떤 식으로 반응하든, 어쨌든 그가 보여주는 행동에 교감 당하고 마는 결과를 맞는 것이다.
시노하라 테츠오. 류헤이가 아니었다면 이 감독의 영화를 볼 일이 없었을 것. 그런 점에서 새로운 볼꺼리를 제공해주고 있는 마츠다 류헤이에게 감사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문제는 내가 이 영화에 얼마나 반응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류헤이의 눈이나 류헤이의 입술 말고 이 영화에 내가 교감 당할 만한 것이 또 있었는가, 하는 점.
하긴 그들이 모욕당한 이유가 '아줌마'였기 때문이었다는 대답은 굉장히 의미심장하긴 했다. 우울한 청춘이나 고하토가 날렸던 원투 펀치의 강력함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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