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말아톤 본문
나 아직 살아서, 이렇게 울 수 있다니 행복하다.
외롭고 쓸쓸한 엄마의 자리. 고독하고 힘에 겨운 엄마의 자리. 사는 일은 지치고 외롭지만, 삶은 고단하고 퍽퍽하지만, 그래도 나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엄마를 가졌으니 불행하지 않은 것이 맞다.
별로 감동적일 것도 없는 영화 한 편에 잃었던 눈물을 찾는다. 끈질기게 흘러서 얼굴을 덮어버린 눈물에, 생각을 한다. 살아서는 벗어날 수 없구나. 엄마, 당신의 이름에서 나 절대로 벗어날 수 없구나.
2005년 3월 8일. 아침잠이 많은 내가 오랜만에 혼자 조조를 본 날. 20분의 기다림이 싫어서 [레이] 대신 [말아톤]을 선택한 것에 대해 조금의 후회도 없는 날. 작고 마르고 볼품 없던 조승우가 크고 웅장하고 훌륭해 보인 날.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카메라를 터트려 본다. 나에게 남을 것이다. 달리는 초원이도, 그 초원이를 지켜보며 스스로 성장했던 초원이의 엄마도, 바로 이 사진 한 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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