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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교육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dancingufo 2005. 6. 5. 03:05



이런 영화를 보면, 고통스러운 동시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나를 부끄러워하게 된다. 어차피 살아서는 내가 체감할 수 없는 일. 그런 일들이 버젓이 나와 동시대의 인간에게는 일상이 된다. 나는 그 일상을 상상하고 짐작한다. 넘어서 그들의 고통 또한 상상하고 짐작한다. 내 머리 속에 그려진 상상과 짐작은 나로 하여금 감정이입이란 것을 하게 한다. 그리하여, 나는 고통스럽다. 아이들의 눈. 아이들의 손. 아이들의 걸음걸이. 아이들의 목소리. 그것을 '현실이라면 어떨까' 나는 상상을 한다. 그렇지만 그것은, 상상 따위로 대체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다. 그 아이들로 하여금 실제로 그런 눈을 하게 만든, 그 아이들로 하여금 실제로 그런 손을 가지게 만든, 그것은 그 아이들의 현실이다. 나는 그 현실을 상상하며, 울고 있다. 고통스러워서 울고, 내 고통이 부끄러워서 운다.





이 영화에는, 정말로 취한 말들이 나온다. 취한 말들은, 눈 위에서 쓰러져 뒹굴고 있다. 하얗게 쌓인 눈은 어느 영화에서나 보듯 아름답지만, 영화 속의 현실까지 덮어버리진 못한다. 그곳에서도 아이들은 여전히 맑고 귀엽고 순수하지만, 그 아이다움이 영화 속의 현실을 외면하게 만들지는 않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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