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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 눈물도 없이

황선미, 과수원을 점령하라

dancingufo 2006. 6. 11. 01:23
 
마을이 있다. 예전에는 나무도 많고 공기도 맑아서 살기 좋던 마을이다. 그 마을이 조금씩 변하면서 사람들은 하나 둘 떠나고, 나무들은 하나 둘 없어졌다. 그러는 중에도 그 마을을 지킨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과수원이다.

그 과수원에는 아저씨가 있고 아주머니가 있고 할머니가 있고 그리고, 오리 열 마리가 있다. 아저씨와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오리들은 평화롭게 산다. 그도 그럴 것이 과수원은 그 마을에서 동물들이 살아가기에 가장 좋은 터전이다. 그래서 오리의 집이었던 그 과수원으로 고양이가, 쥐들이, 찌르레기가 몰려든다. 모두들 과수원에서 살고 싶어한다. 결국 쥐들은 고양이가 소개해준 다른 곳에 터를 잡고 고양이와 찌르레기는 과수원 가족이 된다. 이것은 점령했다기보다는 포용되는 것이다. 아저씨가 고양이를 받아들여주고, 까치들이 찌르레기를 받아주었으니 말이다.

책을 주문할 때마다 틈틈히, 황선미의 동화를 하나씩 둘씩 함께 주문해서 읽어보고 있다. 그러는 동안 나를 실망시킨 작품은 하나도 없어서 또 다시 새로운 책을, 또 다시 새로운 책을 찾고 있다. 동화읽기의 즐거움을 새롭게 알게 하는 작가이다. 나무귀신이 과수원에 '아기'라는 복을 떨어뜨려주었을 때 할머니가 기뻐했던 것처럼,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나도 조금 즐거워진다. 새 책이 도착했으니 어서 다음 책을 읽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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