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무라카미 하루키, 어둠의 저편 본문
날이 더워서, 샤워를 하고, 내가 입을 수 있는 가장 시원한 옷을 입고, 차가운 바닥에 누워, 책을 읽었다. 읽다보니 졸려서 잠깐 자다가, 잠을 깬 후에 다시 책을 읽고, 읽다가 잠깐 다시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서 남은 책을 마저 읽었다.
그래도 일을 그만둔 이후론, 한 번 잡은 책을 끝까지 읽어내는 횟수가 늘었다. 웬만한 책은 아무래도 그렇게 하기가 힘이 든데, 하루키의 글은 워낙 재미면에서 우수하니까. 어렵지 않게 해내게 된다. 게다가 이 책, 분량도 얼마 되지 않으니까.
읽다가 문득 생각한다. 하루키. 이 사람은 정말 엄청난 이야기꾼이라고.
특별히, 하루키의 글에 심취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읽을 때마다 이 사람이 왜 이렇게 유명세를 떨치는 작가인 것인지, 마음으로 느낀다. 좋아했던 글도 있고 그저 그랬던 글도 있다. 하지만 한결같이, 읽다가 그만둘 수 없는, 절대로 지겹지 않은, 문자가 리듬을 타고 흐르는, 그런 느낌에 사로잡힌다. 하루키는 확실히 대단한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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