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8년 2월 29일, 나도 알아. 본문

아무도 모른다/2008.01 ~ 2008.12

2008년 2월 29일, 나도 알아.

dancingufo 2008. 3. 1. 01:46


그래서 잠에서 깨, 멍하니 앉아있자니 이렇게 사는 게 너의 꿈이 아니었다고, 혹시나 잊어버렸을까봐 또 다시 알려주는 목소리가 들려서, 그래서 결국 울고 말았다. 나도 알아! 나도 알고 있다고!

나는 그냥 상냥하게 말하고, 하하하- 웃고, 어깨를 으쓱하고, 다정하게 손을 잡고, 짤깍짤깍 시간을 맞추고, 랄랄랄- 달리면서, 즐겁고 싶다. 즐겁고 싶다!

하지만 끝끝내 마지막까지도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을 탓하는 걸 잊지 않을 바보. 멍청이.

엄마는 말했지. 그래서 나는 답했지. 나는 엄마의 진심을 몰라. 그리고 나의 진심도 몰라.

그리고, 무엇을 느끼면서 그곳에 있든, 그곳에 있는 동안 너의 진심이 뭐든, 말하지 않은 것은 전해지지도 않는 거야. 그리고 전해지지 않는 건 진심도 될 수 없어.

슬퍼해봤자. 생각해봤자. 염려해봤자. 미안해해봤자. 이제와서 다 무슨 소용이 있어. 그때 그 시간들이 전부였는 걸.

그리고, 손가락을 하나 하나 접는 동안, 내가 정말 모든 걸 잊어버리게 되는 건 아닐까- 라고 생각하니까 너무나 무서워,

문득 궁금해졌지. 나는 왜 늘 여러가지 방향을 생각했던 것일까. 어째서 늘 다른 경우를 상상한 것이지?

지나친 믿음이, 결국은 연약함을 초래했다는 걸 알았어. 그래서 만약 이 모든 걸 딛고 힘을 낼 수 있다면. 언젠가는 그럴 수 있다면 말이야.

그때는 절대로 두려워하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까 그만 좀 나를 그냥 내버려둬. 나도 알아. 진실로, 나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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