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9년 8월 19일, 신의 가호가 있기를 본문
마르크스 평전을 읽고 있다. 읽던 책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일을 할 때면, 이걸 계속 이어서 읽지 못하는 게 속이 상해서 회사를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좋은 책이 너무 많아서 요즘은 사람을 만나는 시간도 아깝고 그렇다. 그러고선 야생토끼나 즐겨 보고 있으니 이것은 우스운 발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조금은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어쩐 일인지 웃음이 났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 모든 것이 확실하고 분명해지기를 바라왔는지. 나는 처음으로 자신이 생겼다. 마음은 아직도 달라지지 못하고 한사코 가던 길을 가겠다고 하겠지만 적어도 그런 마음에 휘둘리지 않고 여기서 꾸욱 점을 찍을 자신이 생긴 것이다. 그래, 나는 다행이야. 더는 나를 창피하게 여길 일이 없겠지. 걸어갈 힘이 없어 잠깐 주저앉아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시퍼런 청춘. 이렇게 금세 다시 힘을 낼 수 있어 기쁘다.
그래, 내가, 지금은. 하고 싶은 말도 바라는 것도 하나뿐이다. 안녕, 안녕.
부디 우리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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