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5년 6월 15일 본문
나는 내가 사랑에 빠졌다고 착각했다. 그런 착각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나에 대한 견딜 수 없는 혐오감이 밀려왔다.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아무도 내게 말을 걸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으로 들어와 문을 잠그고, 입고 있던 옷을 아무렇게나 벗어던지고는 찬 바닥에 웅크리고 누웠다. 12시간 전에 한 화장이 끈적끈적한 땀과 섞여 짜증스럽게 얼굴을 뒤덮었다. 어서 이 화장을 지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일어서 욕실로 가는 대신에 Arap strap의 노래를 틀어놓고 다시 침대 위로 기어 올라갔다. 터무니없이 타인에게 짜증을 내고, 다음에 갚을 테니 용기를 좀 달라는 타인의 메시지를 무시한 후에, 나는 잠이 들기로 했다. 눈을 감으면서 오늘은 이대로 죽은 것처럼 잠이 들고- 깨어날 때는 더이상 이러지 말자고 생각했다. 이런 건 싫었다. 확실히, 싫은 일이었다.
내가 왜 화가 나는 건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만들었다. 내 마음이 나를 속이려 하고 있었다. 나는 내 마음의 거짓말에 속아넘어가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여, 그것 때문에 나는, 거짓처럼 보였던 진실을 모른 채 지나치거나 알면서도 외면해버릴 거란 생각이 들었다. 울고 싶었다. 나는 내가 싫었다. 생각을 멈추고 나에게 솔직해지고 싶었지만,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도저히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나는 내가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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