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2005년 7월 10일, 확실하고 분명한 사실 본문
01.
나는 김은중이 좋다. 정확하게 언제부터인지, 무슨 이유 때문에 그렇게 됐는지, 이렇게 좋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기억나는 것도 없고 대답할 수 있는 것도 없지만- 확실하게 나는 김은중이 좋다. 너무나도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볼 때마다 또는 생각할 때마다 확신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김은중이 좋다. 나는 김은중이 너무나도 좋다, 라고 말이다.
김은중은 현명하고 침착하며 곧고 성실하다. 그다지 멋질 것도 없고, 그다지 잘생길 것도 없지만 나는 김은중이 가지고 있는 그 '바른' 모습이 좋다. 현명하고 침착하며 곧고 성실한, 무너진 적도 없고 무너지지도 않을 김은중이 가지고 있는 '바른' 태도. '바른' 자세. '바른' 마음.
김은중을 좋아해서 다행이다. 이렇게 좋아할 수 있다니 다행이다. 그는 너무나 승리와 잘 어울리고, 나는 그의 승리를 보는 동안 삶을 살아낼 것 같은 열정에 휩싸인다. 때문에 받는 고통. 때문에 느끼는 허탈함. 때문에 느끼는 그리움도, 이 열정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다. 김은중을 좋아하게 되어서, 다행이다. 참, 다행이다.
02.
축구란 것이 가난한 나를 배부르게 하지는 못하지만, 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만은 인정한다. 대전의 승리나 김은중의 골. 대전의 우승이나 김은중의 득점왕 타이틀과 같은, 사는 동안 꼭 보고 싶은 것이 생겨났다는 것은 웬만해서는 삶을 포기하지 않을 거란 뜻이니까. 웬만한 일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생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겠다는 뜻이니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이것은 결국 나에게 삶에 대한 의지를 가져다 주고 있다.
03.
내일도 깨어나 또 똑같은 하루를 보내야 하겠지만, 그것은 지금의 나를 지긋지긋한 괴로움 속으로 몰아넣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견딜 수 있다는 것은 생에 대한 미련이나 삶에 대한 의지 때문이다. 이것이 없다면 버틸 수 없다. 그것은 분명하고 확실한 사실로써, 지금의 이 마음이 없다면 나는 내가 살고 있는 현재의 이 시간들을 어떻게도 버틸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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