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앤토니오 수잔 바이어트, 소유 본문
예를 들면 말이다. 좋아하는 A가 있다. 어떤 식으로인가, 얼마만큼인가 하는 것을 따지지 않고 어쨌든 좋아하는 A말이다. 나는 A를 좋아한다. 그러니까 다른 남자와 연인으로 지낼 마음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A가 내 연인이길 바라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물론 그 이유에는 내가 A를 많이 좋아하진 않는다거나, 내가 A를 그다지 남자로 느끼지는 않는다거나 하는 문제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꼭 A가 내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의 어떤 부분은, 분명히 진부하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 이야기의 대부분은, 우아하고 지적이다. 무엇을 놀라워 했느냐 하면 이 긴 글을 써낼 수 있는, 마지막 장까지 끌어올 수 있는, 작가의 인내나 고집이었다. 읽는 동안 나는 먼 여행을 다녀오는 기분을 느낀다. 끝까지 바라보는 입장만 취하게 했음에도 마음에 울림이 생긴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나는 진실이나 진심에 집착하는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 글을 읽고 있노라면, 진실과 진심은 얼마나 꼭꼭 숨겨져있고 감춰져있는 것인가- 하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 그러니까 그렇게 멀고 먼 길을 돌아야만 찾아낼 수 있는 진실과 진심 따위, 집착해서 어쩌자는 말인가- 생각을 한다. 전해지지 못한 수많은 진심이 세상에 있다. 사람들은 내 진심을 모르고, 나는 사람들의 진심을 모른 채 그냥 있다. 그렇게 누구에게 전해지지도 못한 진심 따위, 어째서 거짓이나 허상보다 중요하다는 말인가. 손을 놓고, 조금 슬퍼한다. 마이아가 아저씨의 이야기를 제 이모에게 전해주었다면 나는 이 이야기를 비웃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이아는 아이답게 모든 걸 잊고, 아저씨가 만들어준 왕관도 짓이겨놓고, 그렇게 웃으며 그냥 갔다. 전해지지 못한 그들의 진심은 길가에서, 무덤 속에서 떠돌고만 있다.
마음을 다한, 시간에도 줄어들지 않은, 그런 사랑이 싫다. 그래서 나는 무엇을 소유할 수 있는 용기가 없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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