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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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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자기가 good이라고 생각하는 걸 하지도 못하고, 자기가 bad라고 생각하는 걸 안 하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자기 삶이 행복하길 바래요?" 02. 호날도를 보고 있노라면, 가끔, 라울을 보고 있던 때의 그 마음이 되살아난다. 03. 그리고 이제는 지긋지긋해졌지만, 그래도 가끔 K리그를 찾아보는 것은, 순전히 김은중 때문이다. 04. 똑같은 말을 해도 전혀 다르게 반응하는 사람들. 아무것도 아닌 나를, 대단한 사람처럼 바라보는 사람들. 05. 어이없는 말에는, 대꾸하지 않는다. 성격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행동은 달라졌다. 06. 따뜻한 우유에는, 왠지 위로의 힘 같은 것이 들어 있는 기분이다. 07. 어쨌건 난, 11월의 홋카이도보다는 12월의 히말라야가 간절하다.
나는 한 번도, 자존감이 낮아져 본 적이 없다. 삶이 나에게 결코 친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나로 태어나서 행복하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진정으로 불행해지는 않으리라는 것도 안다. 내가 가진, 몇 안 되는, 괜찮은 점이다.
"남편 복 없는 여자는, 자식 복도 없다더라." 고 자조적인 말들을 내뱉던 엄마가, 어느 순간 "남편 복 없는 여자가 자식 복은 있다더니 그 말이 사실인갑다." 라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그 말에 놀란 내가, "엄마가 무슨 자식 복이 있어?" 하고 물어도, "니네가 다 엄마를 위하는 마음이 있잖아." 라고 엄마는 웃으면서 대답을 한다. 하지만 대체, 그 누가 우리를 자식으로 둔 엄마를 보고, 자식 복이 있는 여자라고 생각을 할까. 우리는 모두 엄마의 아들딸이었지만, 누구도 엄마처럼 성실하지 못했고, 엄마처럼 책임감이 강하지도 못했다. 억척스럽게 일을 하며 살아온 엄마의 아들딸 답지 않게, 우리는 모두 한량 같은 자식들이었다. 그나마 엄마를 닮아, 한 달에 두 번 밖에 쉬는 날이 없던 직장을..
내가 축구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으면 대전 경기를 안 보면 되는 거다. 좋아했던 과거가 있다고 해서, 현재에도 좋아하라는 법은 없다. 세상에 그 어떤 것도, 의무감으로 하면 안 된다. 내가 누군가의 의무가 되고 싶지 않듯이, 누구도 나의 의무가 되게 해선 안 된다.
꿈. 생각. 기대. 희망. 포부. 미래를 생각하는 그 어떤 것들. 하지만 나는 이제, 내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그럴만한 사람이라는 전제 하에서. 나는 거만한 사람이 좋다.
6년인가 7년 전쯤, 어쩌면 나는 글쓰기를 싫어하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때는 글을 쓰는 것이 너무 귀찮고 괴롭고 그래서 하기 싫었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뭔가를 쓰려고 드는 일이, 우습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했다. 때문에 어쩌면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글을 써야만, 내가 살아있는 뭔가가 되는 것 같기 때문에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6년인가 7년쯤 지난 오늘, 비 내리는 창가에 멍하니 앉아있다가, 실은 내가 싫어한 것은 글쓰기가 아니라 내가 글을 잘 쓸 수 없다는 사실이란 것을 깨달았다. 결코 글 을 잘 쓸 수는 없다는 데서 오는 자괴감. 글을 잘 쓰지 못하면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게 되고 마는 괴상한 자의식. 그런 것이 내 등을 툭툭 쳤고, 그..
"누군가가 나와,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위로가 되기는커녕,오히려 나를 하찮은 존재처럼 느끼게 하는 걸요. 다른 사람들이 다,버티면서 살고 있으니,나는 오만하게 죽어버리자-!오히려 그런 생각이 드는 걸요."
"그런데, 글을 잘 써요.""......""네?""네." "글을 잘 써요.""네." "글을 참, 잘 써요.""네." 네. 알겠습니다.
다른 사람 탓이나 하고 있는 건, 재미가 없어.
모두가, 무례하다.
지긋지긋할 만큼, 좋아했었다. 한 번도 그렇게, 누군가에게, 구질구질하게 굴어본 적이 없었다. 그토록 많이, 좋아한다고 말해본 적도 없었고. 그토록 자주, 버려진 적도 없었고. 그토록 간절하게, 곁에 있길 원했던 적도 없었다. 그렇게 여러 번 끝을 보고, 그렇게 여러 번 다시 시작하고. 그렇게 여러 번 의심하고, 그렇게 여러 번 다시 믿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다. 그 시간들은 모두 전쟁 같았고, 축제 같았다. 많이 울었고, 많이 행복했다. 많이 고통스러웠지만, 많이 웃었다. 내가 지키고 싶었던 나는 없었고, 내가 미워하는 나만 있었다. 나를 웃게 할 수 있는 것도 너밖에 없었고, 나를 울게 할 수 있는 것도 너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태연할 수 있다. 좋아할 수 있는 만큼, 좋아하지 않았다면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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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내가 너를 좋아한 만큼만, 네가 나를 좋아할 거라 생각하면, 서운한 생각이 든다. 02. 이것이 단 하나의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까?
01. "난 아무것도 한 게 없어. 그리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02. 때로는 내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또 때로는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03. "그러니까, 유기불안 같은 거야.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불안한 것." "너 버려진 적 있어? 그런 적 없잖아. 그런데 왜 그런 불안을 느껴?" 버려지는 것과 방치되는 것과 사랑받지 못하는 것의 미묘한 차이. 04. 자기애와 자신감은 다르다. 05. 오늘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밤. 06. 다른 사람의 등에 업혀서 살아갈 수는 없다. 07. 죽고 싶진 않지만, 오늘 죽어도 나쁘진 않아.
돌아오자마자, 다시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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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내가, 스물한 살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다. 만약 내가 스물한 살이라면 나는 지금 무척 화가 나 있을 테니까. 하지만 난 스물한 살이 아니고, 그래서 중요한 게 오직 나 하나가 아니라는 것쯤은 이해할 수 있다. 하루종일 생각했다 하더라도, 하루종일 생각하지 않은 척 할 수 있고. 하루종일 생각하지 않은 척 하면서도, 지금은 무척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알려줄 수 있으니까. 괜찮은 것 같다. 나이가 드는 게 무조건 나쁘지만은 않아. 그때처럼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거나, 고집을 부리거나, 안 괜찮으면서 괜찮은 척 하고, 괜찮아졌으면서도 괜한 자존심 때문에 침묵을 지키는 일 같은 건 이제 안 해. 이대로도 괜찮은 것 같다. 그래, 이대로도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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