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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음음음- 사랑이 별거야? 음음음- 사랑은 별건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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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그래. 그런 느낌을 가지니까, 그랬던 것이다. 어제 저녁엔 괜히 슬퍼져서 훌쩍거리다가 컴퓨터를 켜고 책을 읽었다. 이 그리 즐거운 이야기도 아니건만 책을 읽는 동안 금세 기분이 회복되어서 나는 훌쩍거림을 멈췄다. 그러니까, 괜히 그런 느낌을 가지니까 그랬던 것 뿐이다. 아무 일도 없었다. 그냥 늘 그대로이고, 늘 그대로라서 나는 어느 날 문득 못 견뎌하는 것 뿐이다. 02. 그것은 전부 의미없는 말이다. 이런 생각에라도 의지하지 않으면 끝장이 나버릴까봐, 무서워서 눈을 감는다. 03. 그러고보니, 한글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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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게 할 수 없잖아.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너는 그렇게도 따뜻하고 따뜻한 웃음을 지었단 말이야. 어리석게도, 네가 원하지 않는 건 아닐까- 라고. 바보처럼, 웃으면서, 기대를 하지. 다 바보같은 일이야. 이건 다, 꿈에서만 일어난 일이야.
01. 마음은 이곳, 저곳을 건너 다닌다. 내 마음은 이 자리에 있는 줄 알았는데 돌아보면 다시 다른 곳에 서있다.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서 나는 앉아서 울고 서러워서 울고 마음을 잃은 줄 알고 운다. 하지만 아가, 네 마음은 이곳에 있단다- 라고 말하는 젊은 목소리. 믿을 수 없어서 쳐다보면 내 마음은 그곳에 있다. 하지만 그럴 때면 나, 마음을 되찾은 기쁨보다도 너는 언제 또 이런 곳에 와있었던가- 싶어 허탈해진다. 허탈해진 나를 다시 추스리기가 힘들다. 일상이 바쁘다는 사실보다도, 이곳 저곳을 건너다니는 마음 때문에 지친다. 02. 하지만 그녀는 지쳤다기보다도 지겨워진 것일 게다. 지긋지긋해진 것이다. 그 마음을 나는 안다. 하지만 그녀는, 내 마음 따위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무도 ..
괜찮지 않은 마음을 붙잡고, 너는 괜찮아야만 한다고. 곧 괜찮아질 거라고. 괜찮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떼를 쓰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주제에. 어떻게 견디는 건지도 모르는 주제에. 왜 괜찮지 못한 이 마음을 탓하는 것일까. 알고 있다. 내가 숱한 열정들을 실은 경멸하고 두려워했다는 걸. 그래서 이렇게 열정에 사로잡힌 내 마음을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나친, 결벽증이고 지나친, 자기애다.
푸석푸석, 말라있던 하늘에서 갑자기 천둥이 쳤다. 쾅쾅- 하는 소리에 놀라서 창밖을 보았지만, 세상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조용하고 얌전할 뿐이었다. 그래서 잘못 들었나- 생각하며 보고 있던 원고로 시선을 돌리는데, 또 다시 쾅쾅- 하는 괴음이 들렸다. 이번엔 확실했다! 그래서 다시 창 밖을 보니, 더는 못 속이겠다는 듯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 방울, 두 방울, 톡톡, 그리고 갑자기 주룩주룩. 그리고 다시 죽죽죽. 거센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 세상을 적시는 중이었다.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일분일초 마감이 급한 날이건만, 보던 원고를 덮어놓고 창가에 가 섰다. 아침이면 사무실의 온 창문을 다 열어젖히는 것은 언제나 나의 몫. 그렇게 오늘도 내가 열어젖힌 창문 사이로 빗물이 튕겨서 ..
타인에게 늘 기대고자 하거나, 끊임없이 위로를 요구하는 인간들을 싫어한다. 나 역시 한편, 너의 어깨에 기대고 싶다거나 위로받길 원하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나- 어깨를 빌려주거나 위로하는 손짓도 네 쪽에서 더 원해야 하는 것이다. 그 마음이 진심으로 나를 안쓰럽게 여겨줄 것이 아니라면, 혼자 견디고 만다. 그쪽이 훨씬 더 나은 길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인간들이 싫고, 그것이 기질이나 천성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일이라 하면 나는 그런 기질이나 천성의 인간들을 경멸하고 있다. 진심으로 경멸한다.
[그러니까 지금 직구를 날리고 있는 셈이지.] [그러게, 멋있다 야.] [변화구를 날릴 머리가 없는 거야.] [그래도 사랑은 직구라잖아.] 라고 말하고보니, 그랬던가. 사랑은 직구던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게 머리가 있고 없고의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래도 직구를 날릴 용기가 있다는 게 어딘가. 적당히 비꼬아서, 가슴이 다 뭉클하다. 그러니, 남의 사랑 갖고 그만 웃자. 어차피 직구란 게 뭔지도 모르는 나보다야 그쪽이 좀 더 열심히 살고 있는 듯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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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 어느 순간에, 어째서 이 사랑에 빠지게 되었더라.'를 생각하다보면 '그래, 처음부터 좋았던 것 같아.'라고 사람들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 사랑이 자신의 운명이거나 필연이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소망은 기억을 재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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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내가 지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싫다. 거울 속의 내가 그렇게 보이는 것, 왠지 싫다고 생각하고 있다. 잘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이나 너를 믿는다는 말 같은 것, 듣고 싶지도 않고 지겹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난 강한 사람이 맞을 것이다. 이런저런 우울한 생각들을 많이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무너지지 않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가 뭐래도 나는 딱 나 만큼의 사람을 좋아하고 있으니까. 나 자신을 긍정할 수 있는 힘이란 굉장한 것일 게다. 이 힘을 믿고 갔으면 좋겠다. 02. 마음. 네가 나한테 너무 독하게 굴지 않기를 바란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너와 지는 게임 밖에는 못하는 것이겠지만, 너무 많이 휘둘리고 싶진 않다. 그러니 네가 나를 조금만 안쓰럽게 여겨주길 바란다. 03. 그리고 생각하기..
01. 오랜만에, 떠올랐다. 그래, 억울해했다. 다시는 보지 못한다는 것. 보면서 살지 못한다는 것. 얼굴을 볼 수 없다는 것. 더는 네가 나를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사실보다도 그 사실이 억울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 이렇게 영영, 자꾸만 더 멀어지기만 할 뿐이라는 것. 02. 하지만 첸. 이제는 말이야. 이제는, 더는, 생각하면서 슬퍼하거나 우울해하거나 울거나 하지 않게 된 나를 발견해. 언제부터 내가 이렇게 괜찮아진 건지는 모르겠어. 네 앞에서 결코 담담하거나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을 줄 알았거든. 하지만 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 오래 버텼잖아? 오래 걸렸던 거잖아. 이제 나도, 괜찮아져도 되는 거라고. 너도 아마 웃어줄 거라고. 그런 생각이 들어. 너는 나한테 처음이거나 또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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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서울에 왔을 때의 일이다. 내 쪽에서 무언가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박관념처럼 머리 속에 붙어버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맛있는 것을 사주거나 재미있는 곳에 데려다주고 싶지만 여기저기 좋은 곳을 찾아다닐 줄 모르는 나는 그런 것에 익숙하지 못해서 한참을 헤맨다.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은 언제나 그렇듯 언니를 만족시켜주지 못한다. 그럼에도 언니는 예전처럼 핀잔을 주기보다는 그럭저럭 괜찮다며 웃고 넘어가준다. 그런 언니의 모습이, 이제 언니와 나 사이도 결국은 멀어져버렸음을 짐작케 한다. 그렇다. 결국은 멀어져버린 것이다. 스무 살 이후의 삶은 그렇게 끊임없이 가족으로부터 멀어지기 위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우리 가족의 나쁜 피로부터, 그 피가 주는 무게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내가 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