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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눈 내리는 대전의 거리. 청춘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긴 거리.
예전엔, 나가수를 보면 늘 이소라가 1위 같았다. 1위를 할 거라고 생각한 게 아니라, 내 귀에는 그냥 이소라가 부른 노래가 제일 좋았다는 말이다. 그러다 이소라가 탈락한 후, 한동안 나가수에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 다시 나가수에 관심을 가진 건 우연히 보게 된 바비킴의 무대 때문이었다. 나는, 바비킴이 그렇게 좋은 목소리를 가진 가수인지 얘전에는 몰랐다. 오래 전부터, 언니가 늘 바비킴이 좋다고 말했는데. 그때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그런데 나가수에서 우연히 바비의 무대를 보고, 잠깐 걸음을 멈추고 텔레비전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 후론 오늘은 바비킴이 어떻게 노래를 했으려나, 하는 마음 때문에 나가수를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결국, 한동안 하위권을 맴돌다가 탈락해 버렸네. 다들 취향이란 게..
또 그럭저럭, 한 해를 보냈구나. 인생의 다음 장, 같은 것을 생각했지만 사실 그냥 게으른 한 해였다. 누군가를 보내고, 누군가와 헤어지고, 누군가를 버리고, 그렇게 내 자리로 돌아와 앉은 삶. 그래도, 올 한 해도, 포기하지 않았으니 다행이다. 내년은 더 부지런하게 살아보자.
네가 좋은 사람이건 아니건, 불쌍히 여겨서 그런 것이건 어쨌건, 진심 같은 거 알고 있건 모르고 있건, 어쨌든 난 마음이 아프다. 마음이 아프다고! 아프다고, 진짜. 그래서 고개를 무릎에 처박고 조금 울었다. 혼자서 우는 건 청승맞은 거지만, 그래도 나한테 울 자유 정도는 있는 거 아닌가. 하필 나오는 노래도 Radiohead의 creep이야. 여러모로 울기 적절한 날이다.
01. 를, 이렇게 한 번도 안 웃으며 들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봉도사 깔때기도 여전하고, 그런 봉도사를 투닥투닥 구박하는 우리 기자님도 여전하고, '쫄지마, 씨바!'하고 외치는 김총수도 여전한데, 그런데 어쩐지 통 웃음이 나지 않는다. 뭐, 정치적인 의도니 어떠니 그런 것 다 떠나서. 정봉주를 구속시킨 것이 실수니 어쩌니 하는 것도 다 떠나서. 그냥, 한 사람으로서 정말로 감옥엔 가기 싫었을 거 아니냐는 말이다. 진실을 가둘 수 없다, 나는 안에서 싸우겠다, 뭐 그리 말을 해도 봉도사는 정말 감옥에 가기 싫었을 거다. 그런데도 어쩔 수 없이 가는 거고. 그러니까 난 좀 슬프다. 이 추운 날, 나이 오십도 넘은 그 남자를 꼭 감옥에 쳐넣어야만 속이 풀리는 한심한 인간들 때문에, 결국 난 좀 슬퍼지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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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마음이 조금 그랬다. 늘, 가장 위태로운 자리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힘들지 않은 시간이 되기를. 진실이 밝혀지고, 그리하여 반드시, 좋아하시는 일이라고 하니까,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정치를 하실 수 있기를. 다같이 잊어버리지 않을 테니, 주기자님도, 힘내요. 힙냅시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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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나는, 그럭저럭 빈둥거리며 살고 있지만, 엄마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걸 생각하면, 그래서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나는 결국은, 나보다 엄마를 더 우선시하지는 못하겠지? 말로는 늘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하면서도 실은 나의 이런 빈둥거릴 수 있는 여유가 더 소중한 거겠지? 결국은 나도 나쁜 딸이다. 어쩌면 나야말로 가장 나쁜 딸.
거짓말처럼 12월 9일이었고, 그리고 문을 열고 나가니 거짓말처럼, 눈이 내렸지. 어쨌든 첫눈이잖아. 처음 눈이 내린 게 언제였든, 내가 처음 눈을 본 것은 어제 아침이니까. 그러니까 승주 말대로 올해의 첫눈이야. 축복의 의미가 맞다고 믿을래. 반가워. 첫 눈. 그러니까 난 파리에 가야겠어. 이건 그냥 여행을 가고 싶다는 게 아니야. 마드리드에 가고 싶다거나 아니면 더블린, 아니면 암스테르담, 이스탄불이나 런던, 뭐 그런 곳으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게 아니라 나는 파리에 가야겠어. 파리에 가서 오랑주리 미술관에 가서 하루종일 놀아야지. 나는 아직 답을 모르지만. 결과가 없다면, 과정은 왜 중요하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르고 있지만. 어쨌든, 누구도 수고했다고 말해주지 않는 나를 향해 나만은 수고했다..
Green land. 녹지. 목초지. 그린란드. 미지의 땅. 우리의 미래. 초록색 세상.
01. 숙제를 하려고 앉았다가, 사서 고생이다, 라고 혼잣말을 한다. 정말로 이런 것, 사서 고생이다. 아는데, 다 아는데, 나는 왜 이런 것, 그만두지 않는 걸까. 02. 김어준이 말하는, 종자가 다르다는 게 뭔지 알겠다. 03. 이것이 끝나고 나면, 나에게 물어볼 것이 있다.
01. 김어준은 '아, 씨바'라고 하는 것을 안철수는 '많이 나쁘다.'라고 한다. 김어준보다 안철수를 더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철수씨는 정말로 사랑스러운 남자다. 02. 노통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슬프다기보다도 고통스럽다. 그렇다면 그냥 울거나 괴로워하면 되는데, 어째서 나는 늘 나에게 울 권리가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일까. 03. 만약에 끝끝내 결과가 없다면, 어째서 과정이 중요한 것일까. 04. "오늘은 나도 피곤해." "그럼 그냥 일찍 끝내죠. 서로 피곤하니까." 협상을 하려고 드는 너는 귀엽다. 하지만 난 협상 같은 게 안 통하는 여자. 살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나에게는 독재자 기질이 있다. 05. 을 읽어야 한다. 를 다시 읽고 싶다. 사랑스러운 철수씨의 책들을 좀 읽어야겠..
예전에, 삼순이도 한 말이지만, 추억은 정말로 아무런 힘도 없다. 물론 그립고 애틋하고 그래서 사는 동안 때때로 가슴이 따뜻해지거나 그 덕분에 삶이 더 의미있게 느껴질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과거의 추억이 현재에서 발휘할 수 있는 힘 같은 것은 없다. 그건 그냥 과거다. 좋았든 나빴든 이미 끝난 것. 끝. 응. 끝났어. 그러니까 추억을 빌미로 삼아 나를 버리지 말아달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걸 알기 때문에 그 말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나 같은 사람도 있고, 그걸 몰라서 바보처럼 구느라 좋은 추억마저 망치고 마는 A같은 사람도 있고, 그리고 그걸 모르는 데도 본능적으로 모든 걸 다 깨끗하게 정리한 너 같은 사람도 있다. 누가 제일 인간적이냐, 누가 제일 솔직하냐, 누가 제일 좋은 사람이냐, 뭐 그런 건 각..
나는 네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무슨 일이 있었든, 어떤 감정을 느끼든, 진실이 무엇이든, 누가 잘못을 했고 그래서 누가 억울하고 누가 속상하든, 나는 네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요즘은, 세상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음, 그러니까, 요즘의 나는, 패배자.
나는 사람이 변한다는 걸 믿지 못한다.
썩어도 준치라고 했다. 결국 SK가 올라올 줄 알고 있었다. 그리고 SK는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온 이상, 정말 우승까지 해버릴지도 모른다. 아무리 인예가 없다지만, 어쨌든 SK는 SK 아닌가. 그래서 이제 어쩐담. 기아는 잘할 때도 그다지 무섭지 않았지만, SK는 추락할 때조차도 무서웠는데. 끝도 없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 SK의 불펜을 상대로 과연 우리 빠따들이 잘해낼 수 있을까. 아니, 것보다 우리 불펜은 어쩌지?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어디 불펜만 걱정인가. 추워지면 힘 못쓰는 다우와, 가을 야구엔 쥐약인 송추석이 우리 선발. 그러니 고작 장민지 하나 믿고서 우리는 SK를 만나야 하는 것이다. 2데로 패넌트레이스를 마치면 행복할 줄 알았지.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SK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불행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