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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01. 그 말을 들었을 때, 문득 언젠가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는 생각이 났다. 그러자 왠지 헛웃음이 났다. 이번에도, 원하는 것은 사랑이지 사람이 아니다. 02. 올 겨울엔, 그리스에 가자.
사는 게 계속해서 이런 거라면, 이쯤에서 그만 살아도 되는 게 아닐까. 예수가 서른셋에 죽었는데, 내가 예수보다 오래 살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사실 난, 문재인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늘 문재인을 응원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때때로, 노통을 그렇게 보냈는데 우리가 문재인까지 끌어내 이렇게 정치를 시켜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탓이다. 어떻게든 문재인을 죽이기 위해, 날을 세우고 덤빌 사람들을 생각하면 사실 난 겁이 난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마음으로 나는 요즘 김용민이 안쓰럽다. 원하지 않던 길이다. 좋은 목회자가 되고 싶어했던 사람이고. 그런데 어쩌다보니 여기까지 와버렸다. 큰형은 잡혀가서 감옥에 갇히고, 그 형이 자기 지역에 또 다시 현 집권당 의원이 뽑히면 못 살 것 같다고 말하고, 그 형을 가둔 것으로도 부족해 또 다른 형도 감옥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세력 앞에서, 결국 자기가 방패가 되기로 한 것이다. 원하는 사람이 걸어도 만..
서른셋은, 요절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01. 어쩌자고 나는 이토록 고집이 세고 이토록 귀가 얇을까? 어째서 나는 이토록 약해빠졌으면서 이토록 단단하게 굳어 있는 걸까? 02. 다시 또, 바람이 분다. 나는 이번에는 그 바람의 방향을 따라잡고 싶다. 03. 누군가 내게 말했다. "도망가지 마세요." 04. 봉도사가 울먹거려서 또 코끝이 찡했다. 오늘은 날도 추운데. 정말이지, 나쁜 놈들은 꼭 벌 받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대통령님을 건드리지마. 아무리 나쁜 놈들이라고 해도 인간이면 하면 안 되는 일들이 있는 거잖아. 니네 진짜 사람이면 그러면 안 돼!!! 05. 그나저나 나도 시 읽는 기자님 보고 싶구나.
나는 이들이, 부디 영웅이나 아이돌이 되지 말고, 올해도 그저 골방에 모여 히히덕거리는 중년 아저씨들로 남아주길 바랐다. 너무 심각하지도, 너무 진지하지도, 너무 열정적이지도 않게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 이야기들이 개그나 폭로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너무 진지해지고 싶진 않았다. 그냥 웃으면서 듣고 싶었다. 너무 열을 내거나 너무 깊이 생각하거나 너무 안타까워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결국, 나는 이 사람들이 슬퍼졌다. 그것이 김어준의 목소리가 흔들렸기 때문인지, 주진우가 불쌍했기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아니면, 진보 매체들마저 보수 언론들과 별 다를 바 없이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해대는 속에서 정말로 고립무원이 되어버린 이 사람들 자체가 안쓰러워진 건지도 모르겠..
01. 나의 졸업증명서는 잘 도착했을까? 02. 고통스러우면 모른 척 한다. 그렇지 않은 척. 나는 괜찮아. 마음이 아프면 가까이 가지 않는다. 나는 거기로는 안 가. 그쪽은 쳐다도 안 볼 거야. 그리고 질투가 나면 처음부터 그런 건 알지도 못했다는 듯이 무시하기. 뭐라고? 너 거기 있었니? 난 너한테 처음부터 관심없었어. 정면으로 부딪칠 자신이 없으니까 늘 제자리인 것이다. 03. 많이 걸으면서 살기. 요즘은 걷고 있다. 타박. 타박. 04. 이번주도 무한도전을 못보는 것일까? 05. 반짝반짝 예쁜 아기를 보았다. 너무 눈이 부셔서 우와, 진짜 예쁘다! 라고 감탄하기. 06. 봉주 6회를 듣고 싶다. 어쩐지 온통, 기다림의 연속이다. 현재에나 충실하자.
작가가 되겠다면 포기하지 말며, 포기할 수 있다면 포기하되, 포기할 수 없다면 계속 글을 쓰고,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필사하며 습작을 게을리 하지 말라.
수경아. 손을 잡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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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은 무척 재미있다. 요즘은 귀가 참 할 일이 많다. 02. 오늘은 2편을 볼 수 있겠구나. 월드컵 4강전 만큼이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하하와 홍철의 대결. 나는, 무조건 하하편이다. 어쩔 수 없이 난, 불쌍한 남자에게 약한 여자니까. 03. 어쨌든 이렇게 명절도 지나갔고, 이제는 본래의 흐름을 되찾아야겠다.
01. 그래도 난, 페페를 싫어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것에만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니라, 싫어하지 않는 것에도 이유는 없는 것이다. 페페가, 가끔 정말 이상한 짓을 하고 그러니까 제발 더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페페가 레알의 이름을 더럽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게까지는 말하기 싫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페페가 레알 마드리드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다. 02. 그래, 밟히고 넘어지고 그래도 메시가 또 이겼지. 그래도 난 메시가 하나도 좋지 않다. 그냥 다른 선수들보다 좀 더 잘하는 것뿐이잖아. 그냥 지금이 잠깐 메시의 시대인 것뿐이잖아. 어차피 이 시대는 지나갈 것이고 또 다른 최고의 선수가 나타나겠지. 그러니까 난 메시가 하나도 좋지 않아. 하나도 위대하게 느껴지지 않아. 03. ..
살면서 한 천 번쯤 더, 네가 나를 버렸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되겠지. 조금도 즐겁지 않은 기억이건만, 그런데도 나는 어쩔 수 없이 그 기억을 끌어안고 살겠지.
이토록 가벼운, 내 간절함 때문에 아주 잠깐 웃었다.
때로는 내 어디에, 이토록 독한 마음이 있었나 싶을 만큼 독한 말을 내뱉는다. 바라는 게 뭐냐고? 아니, 그런 건 없어. 나는 그냥 너를 아프게 했으면 좋겠어. 그래서 누군가를 울리고, 화나게 만들고, 결국 비참한 마음으로 사과까지 하게끔 만든 다음에야 말하기를 멈추는 사람. 그런데도 나는 내 단점을 말할 때, 이 독함에 대해선 떠올리지 않았으니 이것이야말로 나의 무의식인지도 모르겠다. 지겹게, 다시 돌아온 생일에 깨달은 것. 나는 나쁜 사람이다.
문재인 이사장님. 계속 기다리면서도 혹시나 재미없는 방송이 될까봐 걱정했는데. 나를 웃게 하고 또 울게 하시는구나. 얼굴은, 삶을 드러낸다는 게 어떤 건지 알겠다. 웃을 때의 깊은 눈, 참 보기 좋아. 그러고보니 이사장님은 키와 미모와 복근의 삼박자를 두루 갖춘 것으로도 부족해 지성과 청렴함과 대쪽같은 성미까지 갖추셨네. 거기에 유머까지 더해지면 지나치게 완벽해지시는 것 아닌가? 어려운 결심을 하셨으니, 부디 앞길에 이사장님께서 꿈꾸고 바라는 것이 있기를.
일요일. 차를 타고, 수원에 다녀오는 길. 언젠가, 참, 셀 수도 없이 그 길을 오갔던 때가 생각나서 혼자서 피식.
아주 오랜만에, 가위에 눌렸다. 웅크리고 자는 내 등 뒤에서, 그 여자가 촤락촤락 종이를 넘겼다. 방금까지 꿈에, 그 여자가 나왔다는 게 생각이 났다. 그리고 꿈은 순식간에 가위로 변했다. 나는, 무서워서 '엄마'라고 불렀다. 그러자 그 여자가'응'하고 대답했다. 나는 속으로, 네가 아니야! 라고 생각했지만 말은 입밖으로 나와주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엄마'라고 불렀고, 이렇게 잠들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이려고 끙끙대다가, 잠에서 깼다. 가위의 가장 무서운 점은, 깨어나기 힘들다는 것보다도 그렇게 어렵게 깼는데도 불구하고 금세 다시 잠들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축축 잠속으로 늘어지는 몸은 깨어나길 거부하고 그대로 다시 잠들려고 한다. 그 유혹을 이겨내고 겨우 일어나 앉은 나는, 방..
세 권의 책을, 동시에 읽고 있다. 예전엔 이런 것,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금도 웬만하면 그리 하지 않긴 하지만 어쨌든 가끔은 그러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은, 과 와 를 동시에. 은 예전에도, 레위기를 읽다가 관두었던 적이 있다. 원래 레위기가 고비라고 말을 해준 것이 누구였더라. 너였나. 아니면, 언니였나. 어쨌든 일년도 전에 읽다 관둔 것이기에 이번에도 처음부터 다시 읽는다. 창세기도 재미있고, 출애굽기도 재미있다. 아, 그렇지. 너는, 출애굽기가 재미나다고 말을 했지. 하지만 난 창세기도 좋아한다. 하나의 왕국이 시작되는 이야기. 역사의 시작을 읽는 것이니, 재미없지 않을 리가 없다. 는 세 권의 책 중 가장 재미없는 책이다. 어쨌든 내 취향으로는 그렇다. 그래도 가장 많이 읽어둔 책이기도 하다. ..
[풍속화 속의 고독의 날들 속에서 내가 자주 힘겹게 떠올린 건 도시로 나오던 그 날 밤, 외사촌이 보여준 사진집 속의, 아득한 밤하늘 아래, 별을 향해 높고 아름답게 잠든 새들이었다. 나, 그들을 내 눈으로 보러 갈 날이 있을 것임을 힘겹게 나에게 기약하며 그 풍속화 속에서의 나날들을 살아내곤 했다. 훗날, 살아가는 피로와 관계의 부재 속에 처절하게 외로워졌을 때도, 그날 밤 외사촌이 들고 있던 화보 속의 새들, 백로들. 숲속에, 밤이 온 숲속에, 마치 세상의 모든 일들을 다 용서한 듯, 서로 올망졸망 기대어 숲을 아름다이 잠으로 뒤덮고 있던 백로들의 무리를 내 눈으로 버라 가겠다는 마음 버리지 않았다. 나, 언젠가, 기차의 창틀에 팔을 흔들리며, 눈앞을 가로막는 능선을 넘어서 가리라고, 절망과 고독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