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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레온 트로츠키. 남우크라이나에서 유대인의 아들로 태어남. 마르크스주의운동에 참가하여 1898년 체포되어 투옥된 뒤 시베리아로 유배. 1902년 탈주에 성공하여 영국으로 망명. 런던에서 V.I.레닌에 협력하였으나 1903년 러시아사회민주노동당 제2차 대회에서는 멘셰비키에 가담. 1905년 러시아로 돌아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소비에트 의장이 되었으나 1906년 다시 체포. 1907년 탈주. 국외에서 멘셰비키와 볼셰비키의 통일을 도모하였으나 실패. 1914년 미국으로 망명. 3월 혁명 후 1917년 5월 귀국하여 볼셰비키와 공동투쟁을 벌였으며, 7월 정식으로 입당. 9월 페트로그라드의 소비에트 의장이 되어 11월혁명 때는 무장봉기에 공헌. 혁명 후 외무인민위원이 되었음. 독일과의 강화를 놓고 레닌과 대립하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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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간디가 생전에 어떤 일들을 했고 어떤 업적을 이루었고 어떤 위대한 말들을 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보다는 간디의 평전을 고르는 것이 나을 것이다. 간디가 어째서 세계적인 성인으로 존경받으며, 어떻게 하여 '마하트마'라 불리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첫부분에서 간디는, "나는 나의 자서전을 쓰려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수많은 진리실험 이야기를 해보자는 것입니다." 라고 말한다. 그 말 그대로 간디는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한 자부심이나 자신이 이루어놓은 일에 대한 뿌듯함 같은 것은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그보다도 간디가 보여주는 것은 시종일관 흔들렸던 자신의 마음, 살아오는 동안 느꼈던 두려움이나 결국 저지르고 말았던 실수, 금욕과 절제를 실패..
행동하는 사람에 대한 동경이 있다. 늘 말과 생각에 그치는 나의 기질 탓일 것이다. 나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서도 행동할 자신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토록 체 게바라를 좋아했을 것이고, 마틴 루터 킹에 대해서도 이렇게 감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육체의 고통을 무시하게끔 만드는 신념이라는 것은 어떻게 해서 생겨나는 것일까. 나의 평안과 안위를 포기할 수 있는 결단력이란 것은. 두려움과 공포를 이겨내는 용기는 어떻게 가질 수 있었을까. 인간에게는 사랑마저도 한없이 이기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어딘가에는 나의 의심을 뛰어넘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마틴 루터 킹은 순간적이고 가치 없는 것에 자신의 인생을 바치지는 않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영원불멸하고 가치 있는 것에 인..
나는 버지니아 울프를 좋아한다. 하지만 때로는 버지니아 울프를 이해하기가 조금 힘들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버지니아 울프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난 버지니아 울프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에 매력을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다.
내 취향은 버나데트와 같다. 오스틴의 작품 중 최고의 작품은 당연히 이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다아시 만큼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은 오스틴의 그 어떤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오스틴의 남자 주인공들은 대체로 지루하고, 그렇지 않다면 바람둥이다. 하지만 다아시는 분별력이 있지만 오만한 구석이 있으며, 냉철해 보이지만 누군가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는 손을 내밀 줄 안다. 또한 사려 깊고 현명하며, 무엇보다 작품 속에서 변화를 보이고, 오스틴이 그린 대로 보자면 키도 크고 미남인 데다 부자이기까지 하며 쉽게 사랑에 빠지지도 않는다. 다아시는 절대로 지루하지 않고 바람둥이도 아니다. 오스틴의 남자 주인공 중 다아시 만큼 다채로운 특질을 가진 인물은 없다. 오스틴이 가장 좋아한 여자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잘 모르..
뒤늦게야 안 사실이지만 은 제인 오스틴의 책 중 가장 먼저 출판사에 팔렸다고 한다. 만약 팔린 순서에 따라 이 작품이 가장 먼저 출판되었다면 제인 오스틴의 이름은 지금과 다르게 알려졌을지 궁금하다. 내가 그런 궁금증을 가지는 이유는,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이 작품이 제인 오스틴의 작품 중 가장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이 작품으로 제인 오스틴을 처음 만났다면 난 계속해서 그녀를 좋아하진 못했을 것이다. 나에게 은 도저히 감정을 몰입시킬 수도 없었고, 어디에서 재미를 느껴야 할지도 알 수 없었으며, 남녀 주인공 모두 조금도 매력적이지 않은 그냥 그런 작품이었다. 만약, 오스틴의 책이 아니었다면 내가 조금이라도 이 작품을 좋아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렇지 않았겠지. 하지만 분명 어딘가엔 오스틴의 ..
앤은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지만 분별력이 있다. 낭비벽이 있는 아버지와 언니,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다소 경박한 데가 있는 동생에 비하면 앤의 성장은 칭찬받을만 하다. 이러한 앤에게 작가가 선물로 준 것은 긴 세월 동안에도 사랑을 잃지 않은 능력이다. 젊은 시절의 아름다움이 훼손되지 않은 채로 옛 연인을 다시 만난 행운과, 그 연인으로부터 여전히 사랑받을 수 있는 행운이 앤의 손에 들어갔다. 오랫동안 참고 견뎌서 얻은 사랑인 만큼, 앤의 가정은 그 누구의 것보다 평화로웠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옛 사랑을 다시 찾는 일이 결코 어리석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면 그것만으로도 은 나쁘지 않은 설득이 될 것이다.
최근 제인 오스틴의 소설 6편을 연이어 다 읽은 후의 느낌으로 말하자면, 는 을 제외한 작품들 중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다. 6편의 작품들 중 가장 긴 작품이긴 하지만, 사건 사고 또한 가장 많은 작품이라 읽는 동안 지루함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패니는 작품이 진행되는 동안 성장하며, 그 성장은 매우 흐뭇하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제인 오스틴의 여주인공들 중, 패니에게 특별한 애정을 느꼈다. 패니는 왜소하고 나약하며 가진 것도 없는 데다 자신감마저 가지기 힘든 상황에서 자랐지만, 그 상황에서 자랄 수 있는 가장 반듯한 모습으로 자랐다. 지나친 아름다움이나 지나친 현명함 대신 참거나 견디는 힘, 상황을 옳게 바라보고 제대로 판단하는 힘, 타인을 위하고 배려하는 힘으로 인해 온전하게 아름답고 갈수록 현명해지는..
비록 바르톨로메는 두 발로 걷는 것보단, 네 발로 기어다니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지혜롭고자 하는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바르톨로메는 한 번쯤 꼭 품에 안아보고 싶은 어여쁘고 사랑스런 아기다.
사랑스런 작은 나무. 고작 열 세살 된 네가, 혼자 살아남아 어떻게 하루하루를 지냈을지. 그래서 너는 어떤 어른이 되었으며 어떻게 너의 세상을 지켰을지. 따뜻한 영혼과 사랑스런 마음을 가졌으니, 너의 삶이 많이 서럽거나 고되지는 않았기를 바란다.
엠마는 별로 사랑스러운 인물은 아니다. 아름답지만 철없는, 그럼에도 자신이 대체로 옳다고 생각하는 스물 한 살의 여자는 얼마나 매력없는지. 그럼에도 엠마는 제인 오스틴의 여주인공들 중 특별히 눈에 띄는 인물이다. 보통 제인 오스틴의 여주인공들은 매우 현명하고 지혜롭다. 엘리자베스는 당돌함과 현명함을 동시에 갖췄으며, 엘리너와 앤은 지혜로움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추었다. 패니는 늘 수줍고 조심성 많은 인물이긴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지혜로워진다. 하지만 엠마는 현명하거나 지혜롭지 못하며, 뛰어난 관찰력을 지닌 나이틀리씨에게 늘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고, 자신보다 현명한 제인을 질투한다. 그렇기 때문에 엠마는 내게서 별다른 사랑을 받지 못한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끔 어이없음에 웃음 짓게 하는 즐거운..
1월 알랭 드 보통 - Kiss & Tell 정민 - 미쳐야 미친다. 이원복 - 신의 나라 인간 나라(세계의 종교 편) 김애란 - 침이 고인다. 온다 리쿠 - 밤의 피크닉. 대니얼 키스 - 앨저넌에게 꽃을. 무라카미 하루키 -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테드 창 - 당신 인생의 이야기. 온다 리쿠 - 도서실의 바다. 김탁환 - 열하광인(상), (하) 2월 주제 사라마구 - 눈뜬 자들의 도시. 무라카미 하루키 -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막스 뮐러 - 독일인의 사랑. 페터 회 -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김훈 - 남한산성. KBS 역사 스페셜 - 역사 스페셜 (1) 마리암 프레슬러 -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 지크 프리트 렌츠 - 아르네가 남긴 것. KBS 역사 스페셜 - 역사 스페셜 (2..
스물 한 살에 를 보았다. 보면서 무척 지루했기 때문에 보고 난 후에도 그저 '재미가 없었다.'라는 기억만 남은 영화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받은 영향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내가 한동안이나마(실은 몇 년동안 그랬던 것 같으니 꽤 오래) 휴 그랜트를 싫어했다는 것이다. 영화가 끝나는 순간, 그 내용이 거의 기억도 안 날 만큼 재미없게 보았음에도 극중의 휴 그랜트가 매우 우유부단하여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남은 탓이었다. 그리고 몇 년 후에 나는 를 본 덕분에 휴 그랜트를 꽤 마음에 드는 배우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그러면서도 내가 휴 그랜트를 어째서 싫어했는지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만큼 나에게 는 희미하고 가벼운 인상조차도 남기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했는데 참 우스운 것은..
물론 이 네 작품은 부족함없이 훌륭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비극은 어쩐지 좀 우스꽝스럽게 느껴진다. 아마도 나에겐, 깊이 슬퍼할 자신이 없는 탓인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재미있어 하는 작품은 . 가장 재미가 없다고 느끼는 건 .
나는 엄마가 울고 있는 걸 본 적이 있다. 어쩌면 이 기억은 잘못된 기억일지도 모른다. 엄마는 내 앞에서 눈물을 보였을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도 언젠가 엄마가 울고 있는 걸 분명히 본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아마도 자라는 동안 내내, 엄마가 슬플 거라고 생각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엄마를 생각하면 목이 아프다. 엄마는 자주 웃고 농담을 잘하며 유쾌한 사람인데, 나는 자꾸 엄마를 생각하면 울고 싶어진다. 엄마의 삶을 슬픔으로만 가득 찬 것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엄마를 생각할 때마다 목이 아픈 것은 언제나 엄마에게 미안하기만 한 내 마음 탓일 것이다. 사실 아무리 신경숙의 책이라 하더라도 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이 책을 읽고 싶지가 않았다. 이 책을 읽게 되면 내가 엉엉 ..
이 책을 읽은 후, 너무나 슬퍼져버렸다. 그러니까 나도, 진심으로 마드리드에서 살아보고 싶었던 이유이다. 굳이 행복을 찾아갈 필요까지도 없다. 나는 그저 스치듯이 그 도시에 머물러 보고 싶다. 물론 오기사에게는 용기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용기를 가지고도 안 되는 일이 있다. 용기와 무모함이 아주 닮아있다는 건 나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명분도 없고 승산도 없으므로 방법이 없다. 지금의 나는 그저 이렇게 마냥 오기사를 부러워하며 슬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책을 덮으면서 피식하고 흐뭇한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러니까 나는 이제, 꽤 이 작가와 친해진 기분이다. 도리스 레싱이 쓴 SF라면 바로 이런 느낌의 글일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딱 내 예상처럼 진행되는 이야기에, 내가 그 동안 레싱의 책을 열심히 읽긴 했나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싱은 세상이 변해가는 모습에 대해 그 어떤 구체적인 설명 없이도 두고두고 명작으로 남을 SF소설을 써냈다. 나는 어쨌거나 현실에 두 발을 딛고 선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이지만, 그래도 이런 환상 소설이라면 좋아하지 않을래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야기는 '나'의 집에 '에밀리'라는 여자아이가 찾아오며 시작한다. 그리고 '나'가 '에밀리'를 지켜보면서 이야기는 진행되고 '나'가 '에밀리'와 함께 떠나면서 이야기는 끝난..
어느 날 문득, 스페인과 포르투갈이란 나라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겼다. 그러니까 포르투갈은 스페인과 함께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해 있는데 그 크기가 스페인보다 훨씬 적어 한 번쯤은 스페인에 먹힐 법도 했건만 어째서 역사상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포르투갈은 우리나라처럼 반도 국가이기 때문에, 국경을 접하고 있는 외국은 스페인뿐이다. 우리나라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다른 나라가 중국뿐이며, 중국보다 훨씬 크기가 적어 오랜 시간 동안 중국을 모셔온 것을 생각해볼 때 포르투갈도 충분히 스페인과 그런 관계가 성립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한 번도 그런 식의 관계를 맺은 적이 없는 듯해 어째서 그런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게다가 두 나라는 달랑 두 나라만..
좋아하는 이야기는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의 것. 그리고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의 것. 고대 로마의 이야기는 읽어도 읽어도 참으로 흥미롭다. 하지만 때로는 로마 제국이야말로 언젠가 앞다투어 식민지를 건설하려던 그리하여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남미의 많은 나라를 짓밟았던 서양 열강들의 전신이라는 생각을 떠올리면 로마 영웅들의 이야기를 마냥 좋아만 하는 것이 다소 힘들어진다. 아쉬운 일이다. 나에게 스키피오와 아우구스투스는 참으로 감탄스런 영웅들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