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아무도 모른다/2005.05 ~ 2005.12 (180)
청춘
눈이 너무 아프다. 일찍 자야할 것 같다. 내일은 알람이 울리면 꺼버리지 말고 반드시 한번에 일어나도록 해야겠다.
블로깅 문답! 0. 시작하기 전에, 블로그의 타이틀과 사용하는 서비스(설치형의 경우 사용 프로그램), 그리고 블로그가 지향하는 방향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 봅시다! 타이틀은 Insomnia. 아마 불면증을 앓던 시기에 만들었나 봅니다. 지향하는 방향은... 그냥 혼자 노는 놀이터지요.오가는 사람들은 별로 신경 안 쓰는 곳입니다. 당연, 오가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조용한 곳이기도 합니다. 1. 지금까지 자신이 작성한 포스팅 중, 가장 즐겁거나 행복한 기분으로 작성한 포스트는 무엇인가요? 리뷰성 글들은 기분을 좀 걸러내고 쓰는 것이다보니 정말 즐겁고 행복한 채로 쓰진 않은 듯 하고 결국 [우울한 청춘]에 올라온 글 중 한 편이 될 듯 한데. 2005년 10월 23일 일기가 제목부터 행복해 보이는군요. 전북..
밸리에서 보고 주워온 것이라 출처는 모른다. 난 원래 문답을 좋아한다>_< 그런데 이거, 하다보니 나 요즘 정말 간결하게 살고 있단 생각이 든다. 1. 요즘 관심있는 것 승룡이랑 주완이(-_-) 라울의 부상과 김은중의 이적 가능성. A. 그리고, 뭐 늘 그렇듯 내 인생. 2. 요즘 얼굴 상태 얼굴 상태는 뭐, 살아오면서 한 두세 달 제외하곤 평균적으로 괜찮은 편이었으니까. 지금도 그냥 그런 상태. 좀 피곤한 지 입술 밑에 뽀드락지 두어 개가 생기긴 했다. 좀 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화장하면 가려지니까 뭐 트러블이라고 할 것 까진 없겠지. 3. 요즘 기분 그다지 좋진 않다. 마감이 가까이 오고 있고, 하여 바쁘고, 정신없고, 피곤하고, 클래식 더비는 0-3으로 졌고, 라울은 부상으로 넉 달 아웃됐으니 뭐 대..
▶ 나는 이성을 10번 이상 사귀어 본적이 있다 down ▶내 키는 남자 177 (여자 165) 이상이다 down. ▶내 주량은 소주 2병 이상이다 down. ▶나는 비밀을 털어놓을수 있는 친구가 7명 이상이다 down. ▶나는 하루에 밥을 3끼 이상 먹는다 ▶소개팅을 3번 이상 해봤다 down. ▶나는 집에서 쫓겨나본적이 3번 이상 있다 down. 아 순진했던 나 (...) ▶지금까지 이성에게 고백을 받아본적이 3번이상 있다 down. ..... 없어요 ^ㅁ^ ▶내 전화부에는 80개 이상이 저장되어 있다. up. 85개 정도지만 실제 전화하는 사람은 한 손에 꼽히려나... ▶나는 지금 현재 2만원 이상 갖고 있다 up. 은행 통장을 제외하더라도 방안에 있는 돈이 전에 커미션 서비스 할 때 받아둔 US ..
꿈. 그대로인 꿈. 달라지지 않는 꿈. 꿈에서도 너는, 내 연인. 꿈에서도 나는, 네 연인. 시간이 이렇게 흘러도 그대로인 꿈. 달라지지 않는 꿈. 꿈만 그 시절에 머물러 있다. 그래도 더는 슬퍼하거나 울거나 욕심 갖지 말아야지.
01. 꿈에서, 라울을 보았다. 다리가 무척 아파보였다. 나는 괜찮냐고 물었다. 웃으면서 괜찮다고, 마멘이 대신 대답했다. 꿈에서 깨어난 후 나는 잠깐 라울을 생각했다. 바보처럼 혼자서 다쳐버린 라울을 생각했다. 02. 때로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은, 레알 마드리드의 패배가 대전의 패배보다 더 고통스럽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이 지구상에서 내 팀이라 부를 것은 대전 시티즌 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레알 마드리드의 패배가 괴로울 때마다 생각을 다시 해야만 했다. 양다리를 걸치는 격이겠지만, 이건 정말 내 두번째 팀인 듯 했다. 안 보면 그 뿐, 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꽤 이 팀을 좋아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03. 얼마나 바보같고, 한심하고, 우스꽝스러운지. 그 이름들이 너무나 휘황찬란하기 때문에, 더더..
01.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신도림행 지하철을 타버렸다. 한 코스만 더 가면 7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데, 신도림 역에서 내리게 된 것이 억울하여 터덜터덜 대림으로 날 데려다줄 지하철을 타러 갔다. 미처 주말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탓에 하필이면 그 시간대가 막차가 끊길 시간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계단을 올라가 내가 가야할 곳을 찾는데 몇시 몇분 어디행 막차가 들어오고 있다는 방송이 커다랗게 울렸고, 그 방송을 따라 바쁘게 우루루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있었고, 난 갑작스레 몰려드는 그 사람들 사이에서 길 잃은 사람처럼 가야할 곳을 몰라 멍하니 서있었다. 사람들이 한 차례 굉음을 내며 우루루 뛰어가고 나면 다시 다른 행 전철의 막차를 알리는 방송의 소리가 커다랗게 울렸고 그 방송소리가 끝나면 다시 또..
비겁하다, 고 생각합니다. 나는 도망갈 생각인 건가, 생각합니다. 아마도 내가 이상하다, 고 생각하겠지요. 그렇지만 이렇게 변덕을 부릴 수밖에요. 지금 나는 무섭고 겁이 나는 겁니다. 아무렇지 않아 보이겠지만 사실 난 아직 어려요. 비단 요즘만 이러는 건 아니지요. 눈치챘겠지만 난 좀 칙칙한 사람입니다. 많이 피곤할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몰라요. 아니라곤 답 안 하죠. 거짓말을 할 수는 있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으니까요. 최소한 진실을 말하겠습니다. 난 좀 변덕스럽고 난 좀 예민하고 난 좀 신경질적이고 난 좀 이기적이고 난 좀 모가 났어요. 그러니까 몰랐다고 말해선 안 됩니다. 미리 알려주는 거예요. 그리고 겁이 나면, 무섭다 싶으면, 지금 가세요. 기회는 이 때 뿐입니다. 다시는 이런 기회가 안 올지..
토닥토닥. 그걸 거짓말이라고 말하면 안 되는 거야. 마음만 비우면 되는 거니까. 어렵지 않아. 어려운 게 아니야. 치즈가루가 필요하구나. 난 밥이 싫어. 국도 싫어. 김치도 싫어. 간바레. 간바레. 간바레. 일찍 자야지.
불안해. 스물스물. 괜찮아, 울지마.
꼬박 열 두시간을 잤다. 일어나고 싶지 않았지만 열 두시간을 잤다는 걸 깨닫고나자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열 두시간이나 잤지만, 오랜만에 푹 잔 것이라 그런지 기분이 말끔했다. 문을 열고 나가 세수도 하지 않고 오후 4시의 모닝 커피를 마셨다. 커피를 마시고나자 머리도 곧 말끔해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조금 춥고 조금 스산했다. 오후 4시의 아침식사는 많이 타버린 토스트와 과자와 감이었다. 이제 갓 머리를 감았다는 친구와, 세수도 하지 않은 나는 식탁 앞에 앉아 열심히 살지 말자는 슬로건에 너무 심하게 동감하는 우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삼미 슈퍼스타즈에 대해서 얘기했고 친구는 금요일에 보고 왔다는 뮤지컬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이터널 선샤인에 대해 이야기해주었고 친구는 또 무언가에 대해 이..
01. 내 머리카락을 잡는 소년의 손가락. 놔. 웃음. 놔라니까. 다시 웃음. 말간 그 얼굴을 보면 음습하던 머리속 공기가 맑아진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그래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소년을 통해서 세상이 내게 하는 말. 02. 엄마의 문자는 길어지고, 결국 통화로 대신하는 동안에 나는 점점 화가 나고 나는 점점 사는 일이 싫어진다. 엄마와의 모든 대화가 이런 식의 기분을 불러일으키게 된 것이 언제부터였던가- 생각한다. 엄마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은, 그래야만 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음이 불편하다. 너무나 불편해서 도무지 괜찮아지질 않는다. 03. 그래, 그런 것들이 싫다고 생각한다. A에게 잘보이고 싶어하는 나. B를 모른 체 하고 싶어하는 나. C에게 좋은 사람인 척 하는 나. D에..
01. 주먹을 쥐었다 편다. 쥐었다 펴면서 잊으면 안 돼- 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주문 같은 것이다. 난 늘 꽉 주먹을 쥐고 다니던 청년을 한 명 알고 있었고, 그 청년에게 그렇게 주먹을 쥐고 다니는 것은 버릇이냐고 물었던 여대생을 한 명 알고 있었다. 난 그 청년과 그 여대생을 모두 다 좋아했다. 주먹을 쥐었다 편다. 쥐었다 펴면서 그들을 잊으면 안 돼- 라고 나는 생각한다. 02. 그러니까 잊었다, 라고 하는 것도 거짓말이고 절대로 잊을 수 없어, 라고 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나는 기억에 관해서 생각하는 중이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오래 생각하는 바람에 정답을 찾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03.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그동안 난, 고민하고 질투하고 의심했던가보다. 앞으로도 조금은 고민하고 질투하고 ..
01. 못하겠다거나 안 하겠다는 심정은 가지지 말자. 나는 외로운 것이 그다지 치명적인 감정이 아니라는 걸 알아. 어줍짢게 인생의 쓴 맛 단 맛 다 아는 척 하는 건 우스워. 그러니까 이걸 그만두는 일을, 못하겠다거나 안 하겠다고 얘기하지는 말자. 02. 글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고 문득, 문득, 과거의 내 마음이 떠올라. 그 마음이 그다지 특별하거나 유별날 것이 없었다고 문득, 문득, 과거의 내 생각이 떠올라. 잘살 수 있겠지. 아무렇지 않겠지. 그렇지만 사는 일은 그냥 그렇게 무료할 거야. 난 그냥 이렇게 가만히, 살거야. 03. 겁쟁이지. 알아. 난 이렇게 겁이 많아. 04. 그러니까 한 발. 내딛은 발은 다시 뒤로 한 발. 나아가는 일은 내가 할 일이 아니었던 거야.
파란만장한 하루였다. 일찍 잠들어야겠다.
01. 11월이 왔다. 사흘전 일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서둘러 이 나라로 돌아온 것이 올초. 그리고 아직 이 나라에 제대로 적응도 못한 것 같은데 벌써 11월이란다. 나는 아직도 중국에서 갓 돌아온 듯한 기분인데, 내가 이 나라로 돌아와서 한 해를 거의 다 보내고 있는 중이란다. 이렇게 시간이 제멋대로 흐르는 것을 벌써 26년이나 겪어왔건만 여전히 이 속도에는 면역이 되지 않는다. 02. 출근을 하려고 집을 나서는데 주문해뒀던 책장을 가지고 오고 있다고 전화가 걸려온다. 10분 안에 도착한다는 말에, 지하철 역에 내려 택시를 타고 가면 10분쯤 절약할 수 있으니까 그냥 기다리기로 한다. 그렇지만 꼭 급할 땐 반드시 걸리고 마는 코리안 타임이랄까. 책장이 도착한 건 그로부터 25분 후..
01. 난 드라마에서 자주 보던, 우스꽝스러운 여자들과 다를 바가 없구나- 라고 생각. 어쩔 수 없지. 이건 다 내 실수지. 02. 좀 아쉽긴 하지만, 원래 모든 일엔 장단이 있는 법이니까. 굳이 이야기하자면 난, 이번에 내 기분의 정체를 좀 알아내야 할 것 같아. 03. 달려가 껴안으면, 조곤조곤 내 손에 깎지를 끼며 제 가슴팍을 두르도록 하는 것이 버릇. 막내라 그런 걸까. 사내답고 짓궂으면서도 승룡이의 애교는 정말로 눈이 부실 정도. 심장이 다 녹아버릴 정도. 몰랐던 거야. 내가 이렇게 애기들의 애교에 약한 줄은. 04. 이모는 독수리. 너는 뭐야? 난 말. 내 배속엔 말 있어. 근데 이모는 독수린데 왜 안 날아다녀? 너가 잠들면 그 때 아무도 모르게 나는 거야. 내 배속에 있는 말도 이모가 잠들면..
01. 아침에 눈을 뜨는데 입술이 너무 아팠다. 거울을 보니 밤새 모기가 문 것인지, 아래 입술이 퉁퉁 부어있었다. 그 많은 데를 두고 왜 하필 입술을 문 것인지. 양치를 하는 동안, 립글로스를 바르는 동안 입술이 아파서 꽤 고생을 해야했다. 02. 다행히 약속 장소로 나가는 버스 안에서 보니 입술을 거의 가라앉아있었다. 그렇지만 정말로 비극적인 일이 버스 안에서 일어났으니, 동생 녀석이 선물해준 DCFC 핸드폰 고리가 D자만 남겨놓고 나머지가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하필 경기날에 이걸 잃어버리다니 싶어서, 나와 지인은 내게서 도망간 CFC를 찾아 걷던 길을 되돌아가보기도 했으나 그 세 글자는 결국 내게 돌아오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내가 액땜을 했으니 우리가 승리할거야, 배짱 좋게 큰 소리를 치긴 했지만..
01. 친구의 생일이었다. 햇수를 세어보니 처음 만난 지 14년, 알게 된 지 13년, 친구가 된 지 12년째이다. 어느덧 인생의 절반쯤은 인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며 살아온 것이다. 게다가 같은 방에서 일년 넘게 부대끼며 살았고, 결국 지금은 가족 대신 가족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니 꽤 질긴 인연인 셈이다. 그런데도 달랑 생일 축하한단 문자 한 통 보낸 게 다라니- 이럴 때마다 내가 별로 세심하지도 다정하지도 못하다는 사실이 실망스럽다. 원래 지나간 생일은 챙기는 게 아니라지만, 이번엔 날짜같은 거 상관 말고 시간과 금전에 여유가 있을 때 반드시 다시 한번 제대로 축하를 해줘야지 싶다. 02. 그다지 열심히 봤단 생각도 안 드는데 어느덧 1시즌을 다 봤다. 스물 몇 편을 보는 동안 꽤 고생을 한다 싶었는..
나의 엄마는, 무슨 일이든 한다.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엄마는, 늘 생각하고 움직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낸다. 나의 엄마는 그 일이 어떤 일이든 상관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 일을 하는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그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그 일을 하는 자신을 남들이 어떻게 볼 것인지,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울 수 있는지도 생각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아니 생각은 하지만 상관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아니 상관은 하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건지도 모른다. 알고 있다. 세상의 모든 딸은 엄마처럼 살아낼 수는 없다. 그렇지만 나는, 내가 아주 조금도 엄마처럼 살아내지 못한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난 게으르고 약하며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