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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머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다가, 끔찍해져 버렸다. 그렇게 마음 아픈 일은 겪고 싶지 않은데. 그렇다면 난 도망을 가야 하나. 방법이 없다면 미리 숨어버리는 수밖에. 그런데 원래 정리라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어디서부터 정리를 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어졌다. 얼른 생각을 해야 한다. 반드시 먼저 도망가야 하니까. 가만히 서있다가 기습을 당해서는 안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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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기억들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그래서, 이제 나는 네가 싫다. 때로는 너 때문에 웃곤 하지만, 아주 자주 너 때문에 슬퍼지곤 하였다. 그래서 이제 나는 네가 정말 싫다.
확실한 게 한 가지 있다.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그 한 가지를, 아주 오래 전부터, 내가 열 둘이거나 열 셋이었던 무렵부터,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너무나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제대로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줄곧 알고 있었고,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었으며, 살아있는 한은 언제까지나 그러리라는 것을, 처음부터 너무나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된 것이다. 신념이 되지 않아도 좋다. 어설픈 재능 밖엔 가지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래서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해도. 도망칠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다. 나는 그냥, 그저 이렇게, 원하는 대로만 하면 된다. 어째서 이 간단한 사실을 오늘에서야 깨달은 것일까? 서른이 되기 전에, 인생의 한 가지는 깨달아서 다행이다.
날이 춥다. 그리고 감기는 나을 생각을 않는다. 요 며칠, 계속해서 말을 할 일이 있어 나을만 하면 다시 붓고 나을만 하면 다시 붓는 것의 반복이다. 저녁이 되면 푹 잠긴 목에 매번 다음날의 발표를 걱정하고 있으니, 이것도 꽤 스트레스다. 쉬면 괜찮아지려니 했지만 이번엔 회복의 속도도 예전만 같지 않다. 덕분에 요즘은 기분까지 덩달아 가라앉아버렸다. 프랜시의 이야기를 읽다가 어쩐지 좀 짠해졌다. 사실 프랜시는 그렇게까지 불쌍한 아이는 아닌데, 그런 상황 속에서도 불쌍하지 않을 만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이 짠한 것이다. 나는 열 몇살 때 단 한 번도 그렇게 긍정적이었던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올해엔 꼭 100권 이상의 책을 읽겠다고 결심하고 있었는데, 어쨌든 이 83권째 책이다. 스타트가 꽤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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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웃는다. 그래서, 나도 웃었다. 괜찮다. 이젠. 전부 다. 아무렇지 않아. 그리고 지하철을 타면서, 생각한 게 한 가지 있다. 그리고,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나는 웃었고. 이제는. 바보처럼 울지 않아도 되는 거겠지. 나는 알아. 말하지 않아도. 그리고, 너도, 모를 리 없는 진심. 오늘은 마냥 즐거워해도 괜찮아. 착한 사람. . . . 그리고, 너무나 좋아하는 달리기. 슬펐던 때가 많았는데. 네가, 미웠던 날도 참 많았는데. 그래, 여기가 끝은 아니란 걸 알지만. 문득 기억에 떠오른 동그란 믿음. 그러니 이젠 슬픈 날에도 웃을 수 있을 거야. 언제든 다시 빛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 고맙다. 그렇게 열심히 해준 시간. . . . 축하한다. 이 모든 즐거운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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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나 그렇게, 갸르릉대며 웃고 있다는 사실에. 어쩌자고 나는 배신감을 느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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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가 좋다. 데 라 레드는 눈에 드는 신입. 헤어밴드를 한 라모스는 섹시하다. 까시야스는 세계 최고 슈퍼 그레이트 골키퍼. 구티의 빈 자리는 생각보다 더 크구나. 측면의 믿을 자원이 로벤 밖에 없어서 자꾸만 생각나는 초딩요. 예정보다 빨리 돌아오게 되었다는 스네이더는 그나마 다행. 가고도 3주 안에 만날 수 있도록 간바떼. 그리고 난 여전히 라울을 사랑한다. 그럼에도 반니가 있으므로 우리가 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 믿음. 반니는 정말로 훌륭한 골잡이다. 이런 선수를 여태까지 알아보지 못한 부끄러운 나의 무지. 언젠가 지단이 우리에게 있을 때, 어떤 위급한 상황 속에서도 지단이 무언가 해주리란 믿음 때문에 절대로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제 나는 반니를 믿는다. 지리멸렬한 경기 끝에, ..
출근길에 우산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다시 또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렇게 멍하니 서있는 모습을 본다는 것. 생각보다, 마음이 아프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을까. 비참하거나 괴롭거나 그런 것일까. 짐작할 수 없는 마음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것. 나는 도저히 네 마음을 알 수가 없는데, 그런데 그 마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나에게는 최고라거나 제일이라는 것. 그것은 믿음에서 나온 말. 시간과, 기억과, 그렇게 쌓인 신뢰에서 나온 말. 그래서 내 마음이 상처를 입고 그래서 내 자존심이 상처를 받는다. 있잖아.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니? 라고 물어볼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덜 힘들까?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치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가고. 그리고 여덟..
왜 갑자기 생각이 나는 건지 모르겠다. 그 때, 퍼플 아레나에서 눈시울을 붉혔던 김은중. 그렇게 미워만 하는 것 같았는데, 그 많은 선수들 중에서 김은중의 이름만을 연호해주었던 사람들. 마치 당신은 그래도 우리편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미우나 고우나, 그래도 우리는 한 편이지 않냐고 말하는 것 같아서. 그 때 나는 슬펐고. 그 때 나는 기뻤고. 그리고, 그 사람들을 망연히 바라보고 있는 얼굴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더라.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었더라. 늘 그들은 떠나고, 떠나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늘 이 자리에 남았다. 떠나면서 그들은 늘 우리를 잊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 말들을 들으면서 늘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리를 잊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있어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
언제나 화두는 나. 늘 지나치게 많은 사랑을 퍼붓는 것 같겠지만, 사실 난 타인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 보다 중요한 것은 안으로의 시선. 이 시선으로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며 무엇을 생각하는가 하는 것이다.